하루 한편의 쉬운 시쓰기 #109
쓸쓸의 반대말 9
황현민
지인과 인사를 나누고
돌아서 가려는데
엄마 품에 안기어 가는 아이가
똘망똘망 자꾸만 바라본다
아차, 아이와의 인사를 깜빡했구나
지인의 아이를 향해
두 손을 흔들며
안녕, 잘 가,
큰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아내 등에 업혀
동구 밖까지
늘 아빠를 배웅하던
세 살 적 큰 아이가 순간 떠올랐다
갓 걷기 시작했을 땐
주말마다 오는 아빠 소리에
뒤뚱뒤뚱 제일 먼저 달려 나와
번쩍 안기던 그 시절들
이 우주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그 찰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