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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Mar 01. 2018

상향과 만만세

하루 한편의 쉬운 시쓰기 #112


  상향과 만만세

  황현민




  삼일절,

  태극기도 없는 나는

  밥을 짓습니다. 아내 몰래 담아 온 처가집 햇쌀과 마트에서 사다 논 잡곡을 썪어 약불에 밥을 안치고 김치가 다 떨어져 남아있는 김치 국물에 두부와 양파를 넣고 된장을 풀어 국을 끓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밥 한 그릇과 국 한 그릇뿐입니다. 이 땅의 태극기 앞에서 한 점 부끄럼이 없이 살다가신 모든 존재하신 분들께 올립니다.


  당신들이 드신 밥과 국을 이어받아 한 끼를 먹습니다. 이 땅의 삶을 또 살아가겠습니다. 최대한 비굴하지 않게... 최대한 부끄럼이 없이...


  대한도 독립도 문학도 사람도 사랑도 희미해져가는

  요즈음,

  우연히 발견한 젊은 문장으로 만세 삼창을 외쳐봅니다.


  "우리 존재 만세! 만세!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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