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포
황현민
저 바다처럼
밤새도록 하얗게 부서졌다
바다가 부서지면 하얗더라
바닷가에서 하얗게 또 하얗게 부서졌다
삶의 끝에 섰을 때
나도 저렇게 온몸으로 부서지고 싶다
암흑도 부서지는 순간은 하얗더라
하얗게 부서질 수만 있다면
나는 시인 이리라
하얗게 또 하얗게
지금 이 순간처럼
나 죽어서도 하얗게 부서지리라
빨간 피가 아니라
검은 피가 아니라
하얗게 또 하얗게
청산포 밤바다 위에서
네 명의 시인이 하얗게 부서졌다
이런 날들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청산포에서 #네명의시인이하얗게술을마셨다네 #오래전메모를꺼내어제목아래시인의이름을적는다 #살아서도죽을때도죽어서도 #하얗게늘하얗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