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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Jul 04. 2020

게임이즘

비현실적인 것들이 오히려 현실적으로 와 닿는 세상이야


게임이즘

황현민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세상이 거의 특정 장르 수준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장르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게임이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문학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자.

순수 문학과 장르문학을 구분했던 어리석은 시절이 있었다.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이 아마도 순수의 대세였을 듯 싶다. 초기 장르 문학은 도외시되었다. (무협 소설을 무협지라고 부르며 소설과 구분 짓고 오히려 만화에 가깝게 여겼던 시절이 있었다.) 최근 웹소설이 대세다. 거의 동일 선 상에서 웹소설이 웹툰으로 그려지고 영화나 드라마로도 제작되는 세상이다. 초기 문학 분야에서 장르문학이라 명칭하고 문학에서 도외시했던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새삼 인지하면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굳이 따져본다면 문학 전문가? 들이 문학적 수준을 고려하여 별도의 장르 문학으로 구분지은 듯 싶기도 하다. 물론, 개연성의 부재라는 차원에서 별도의 구분이 필요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정확하지는 않다. 나의 생각을 메모할 뿐이다. '장르'가 광범위한 것일 진대 굳이 한국문학에서는 '장르 문학'으로 별도 구분 지었다는 것은 사실이니까


'장르 문학'은 이제 더 이상 구분할 필요가 없어졌다. 모두가 다 같은 문학이다. 인터넷에 게재하는 소설이라서 웹소설일 뿐이다. (인터넷에 올린 시는 왜 웹시라고 안 할까? 웹소설은 있는데 왜 웹시나 웹동화나 웹수필은 없을까? ㅎㅎ) 무협지라고 부르던 시절의 (당대 문학적 성과를 거둔) 유명 소설들은 과연 작품성이 뛰어나고 문학성이 과연 높았을까? 오늘날 웹소설이나 웹툰을 보면 뛰어난 작품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더 이상의 장르문학이라는 용어는 사라져야겠다. 장르문학도 문학이란 용어로 이제는 퉁쳐야 하고 이러한 작품들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게 될 것이다.


한때 미래파 시들을 장르 시라고 불렀다면 딱 어울릴 듯싶었는데 그 누구도 장르문학으로 밀어내진 않았다. (미래파 시들은 하향 조정되지 않고 오히려 상향 조정된 경향이 컸다.) 최근 게임 시라는 용어를 어디선가 본 듯한데... 게임이 대세인 세상이니까... 게임 소설들이 판을 치니까... 게임과 웹툰을 즐기는 세대들이 게임 소설을 찾아 읽는다. 모바일 결제를 해서 구독한다. 내가 읽어 본 적은 없지만, '달빛 조각사', '나 혼자만 레벨업', '전지적 독자 시점' 등등. 뭐, 무척 재밌고 엄청난 상상력의 소설이라고 들었다. 종이책으로 나온다면 사서 보고 싶을 정도라는데... 웹툰으로 계약해서인지 종이책으로 나오지는 않는 듯싶기도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메모를 이어가겠다.


최근 인기가 높았던 '게임 소설'를 기준으로 해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비현실성, 영혼 결핍, 진리 부재,...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 듯싶다. 하지만, 이러한 표현들은 진부해진다. 오히려 비현실성이 더 현실 같고 영혼 결핍이나 진리 부재가 오히려 더 영혼스럽고 더 진리스럽기까지 한다. 삶 자체가 게임이라는 차원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들이 많다. 신도 우주도 시스템이라는 가설이 본격화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결코 비현실이 아니란 것을 이미 우리는 알고 있었다. (이 땅에 소풍을 나온 거라고 오래전부터 그렇게 알고 있지 않았던가? 잘 놀다 돌아가면 되는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양자나 나노를 몰랐던 시절에는 그것에 대해서 비현실적이라고 누구나 단언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과 몇십 년 사이에 양자나 나노는 이제 사실로 드러났다. 이제 문학은 양자나 나노를 넘어서 더 다른 차원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다차원이나 평행 우주도 이젠 진부하다. 양자나 나노를 넘어서 (신도 우주도 시스템이라는) 게임이즘 차원으로 진행 중인 듯싶다.


집단적 무의식이 있듯이 매 순간 집단적 의식이 작용한다. 그래서 세상에는 이러한 흐름이 생겨나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주류를 따라가는 인간의 모방력도 한몫하기도 할 것이다. (방언들을 보면 지역별 집단별로 다르고 주변 지역들과 살짝 비슷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방언은 일종의 말투(억양 등 말하는 버릇)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지역이나 집단의 우두머리나 유명인의 말투나 용어를 따라서 사용했기에 독특한 방언들이 생겨났을 거란 생각을 종종 해본다.) 말이라는 차원의 방언처럼 글 또한 알게 모르게 집단적 의식이 작용하는 게 분명한 듯싶다. 아트만과 브라만처럼 따지고 보면 모두가 이미 다 있는 것들이고 결국에는 다 하나로 통하는 법이니까

 

나는 우리는 우주 밖에서 우주 속으로 그중에서도 지구별로 로그인한 존재들이라고 나는 표현한 적이 있다. 그것은 내가 아주 자연스럽게 늘 생각했던 것이었는데... 요즘 그러한 차원의 문학이 본격화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래서 이렇게 메모를 한다. 이것을 이러한 현상을 '장르적'이라고 계속 쓸 순 없기 때문에 무언가 별도의 용어를 사용해야 할 것이며, 비현실이 더 현실 같은 게임적 요소가 강한 차원을 기반으로 '게임이즘'이라는 용어가 가장 잘 어울릴 듯싶다고 생각한다.


게임이즘은 이미 시작되었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아닌 은유적 세계에서 더 나아가 게임적 세계관이 열렸다. 놀이다. 잘 놀아야 한다.


게임 소설들이 무척 재밌다고 한다. 물론, 그 소설을 쓴 작가의 능력 때문인 게 분명하다. 게임이 판을 치는 세상에서 게임을 소재로 소설을 쓴 것이리라. 게임 소설에도 당연히 주제와 사상이 담겨있기 마련인데 그러한 것들이 전혀 새로운 차원의 것이라는 것이다. 마치 우주 밖에서 온 메시지(이야기)들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세상은 나에게는 매우 비현실적이었다. 그런데 이것은 실제 현실이다. 그 누가 상상을 했겠는가? 무증상 감염이라니!! 이렇게 오랫동안 팬데믹이 지속되며, 모든 인류가 통제되었다. 도서관이 문을 닫고 늘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마치 종말처럼 영화나 소설 속 세상이 현실화된 것처럼 느껴지는 요즘이다. 한마디로 현실 속 있는 그대로의 세계가 아닌 비현실적 세계가 현실화된 요즘이다. 좀비나 판타지나 게임 같은 세상처럼 느껴지는 요즘이기 때문에 더욱더 '게임이즘'에 대해서 보다 실감하게 된 것일지도 모를 일이다.


무인 자동차, 로봇 애인, 가상현실이 곧 본격화될 것이다. 인류는 더 이상 낭만적이거나 사람적이지 않을 것이다. 순수는 약해지고 게임이 강해질 것이다.


소설뿐만 아니라 문학 전반적으로 '장르'적이었던 것들은 더 이상 소외 대상이 아니다. 비현실적인 것들은 오히려 현실적으로 와 닿는 세상이다.  '장르 문학'이란 용어 자체가 이젠 오류다. 리얼리즘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모더니즘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게임이즘이 대세고 게임이즘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아, 그만 마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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