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혹은 쾅
황현민
나와 정면으로 부딪힌
너는
기와 도깨비와 절 입구 사천왕의 얼굴 같구나
나는 네가 슬프다
아니 너의 붉어진 얼굴이 무섭구나
무서운 얼굴의 너는
간만에 살아있는 듯도 하고 눈을 부라리면 오히려 멋져 보이기도 하는구나
눈을 부라리면
무서운
유난히 큰 눈을 가진 얼굴의
나는
그래, 도깨비나 사천왕이었을지도 몰라
세상 물정 모르고 살아가는 꼴을 보면 그래
오류를 보면 참지 못하고 욱하는 걸 보면 그래
나는 네가 가엾다
아니 너의 부어오른 얼굴이 무척 못마땅하구나
(C) 15/10/2020. Hwang Hyun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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