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그 한 끗 차이
결국 삶이란 밥을 챙겨 먹는 일이다. 여기에 도달하면 너무나 서글퍼진다.
결국 삶이란 밥을 챙겨 먹는 일이다. 삶의 정의가 ( 삶의 결론이) 너무나 단순하고 무식해서 서글프다. 삶이란 밥을 챙겨 먹는 것이란 걸 인지할 땐 정말 서글퍼진다.
잘 산다는 건 밥을 잘 챙겨 먹는다는 것이다. 반면, 못 산다는 건 밥을 못 챙겨 먹는다는 것이다.
잘 챙겨 먹는다는 것은 맛나고 즐겁고 행복하게 밥을 먹는 것일 게다. 하지만 잘 챙겨 먹지 못한다는 것은 밥을 먹지 못하고 굶거나 혹은 밥을 맛없게 먹는 것일 게다.
혼밥을 하는 삶은 잘 살고 있지 않은 것이란 결론에 도달한다.
'밥'은 신의 한 수였을까? 아니면 신의 실수였을까?
나도 모르게 나는 나를 망친다. 분명 득인데도 아니 득이 클수록 나를 망친다. 그것은 마치 이미 정해진 것처럼 나도 모르게 종결된다. 결국 득은 또 사라지고 나를 망친다. 이러한 것은 선택의 여지조차 주지 않고 실행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쉽게 설명하자면 이런 거다.
내 앞에 나의 황금이 있는데 그것을 가방에 담아 집으로 가져오면 그만인데, 나는 내 황금을 절벽 아래 깊은 강물 속에 던져버리고 만다. 들고 간 아끼는 가방마저 던져 버리고 돌아오는 꼴이다. 다행히 내 몸을 버리지 않고 돌아왔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것을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생각하는 꼴이다.
마치 나는 이생에서 편하게 살면 안 된다는 그렇게 득을 보며 살면 안 된다는 식으로 코딩이 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모든 것이 나도 모르게 실행되고 종결된다. 항상 그래 왔다. 참고 버티는 그러한 망설임이나 그 여지조차 없이 찰나에 종결짓고 나를 망쳐버리곤 했다.
난 도대체 왜 이럴까? 난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아무래도 나의 무의식은 돈을 싫어하나 보다. 득보다 실을 즐기나 보다. 전생에 엄청난 부와 권력을 누리고 엄청 편하게 살았었나 보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이렇게 살고 있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나도 툭하면 이러는 나를 모르겠다. 아무튼 나의 삶은 정상이 아니다. 글이라도 쓰지 않으면서 방콕을 오래 한다는 것은 정상이 아닌 것이 분명하니까
결국 이렇게 또 나는 '밥'에 도달한다. 쳇바퀴 굴리듯 내 삶은 '밥'이라는 결론에 다시 도달하는 것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배가 고파 또 밥을 챙겨 먹어야 한다는 것이 정말 서글프다. 산다는 것이 밥을 챙겨 먹는 일이라는 것을, 그 정답을 정확히 인지할 때 나는 정말 서글퍼지는 것이다.
삶이란 밥을 챙겨 먹는 (아주 단순한) 일이라는 것!
(결국 사랑이란 밥을 챙겨주는 일이 되고, 결국 사람이란 밥을 챙겨 먹는 존재가 되고 만다는 것!)
그 밥조차 챙겨 먹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세상에 많다는데... 이 세상이 그렇다는데... 목숨(수명)이 다하기도 전에 밥을 챙겨 먹지 못하면 삶이 끝난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를 인지하기 시작할 때, 또다시 밥을 구하러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할 때, 하지만 그 생각조차 더 이상 하지 않을 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혹은 아무것도 하지 못할때, ... ... ...
세상이란 사람들을 이렇게 쉽게 망쳐버리기 위해 설계되었다고 생각할 때, 밥을 못 챙겨 먹게 코딩하면 세상이 사람들을 쉽게 지배할 수 있다는 공식이 떠오를 때,... ... ... 진리와 지혜는 무색하고 우주와 고요가 한심하고 생명과 호흡과 가치가 한낱 먼지에 불과하다고 느껴지는 것이다. '밥' 때문에! '밥'이 뭐라고!
신은 왜, 이따위 황당하고 어리석은 '밥'이라는 것을 창조하셨을까? '밥'은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신의 실수였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왜, 신은 밥을 먹지 않고도 인간이 살 수 있게 하지 않았을까? 이 또한 결론은 썬파워다. 너무나 쉽다. (그래야 인간을 다스릴 수 있기 때문은 아니다.) 그래야 신과 인간을 구분할 수 있었기 때문이란다. 신과 인간의 차이는 바로 '밥'에 있었다. 최초 인간은 모든 것이 신과 동일했다. 단 한 가지만 빼고 신은 자신과 똑같은 인간을 만들었다. 신은 밥을 먹어도 살고 밥을 먹지 않고도 살지만 인간은 밥을 먹지 않으면 죽게 만들었다. 신과 인간의 차이는 단 한 가지뿐이었다. 바로 밥!
인간이 신에게 의지해야 신이 인간을 만든 보람이 느끼지 않겠는가? 신이 직접 인간의 밥을 챙겨주어야 즐겁지 않겠는가? 다 그러한 이유였던 게다. 마치 인간들이 개와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것과 같은 이유인 게다. 하지만, 인간들이 늘어나면서 (신은 힘들고 귀찮은 것이 아니었다.) 먹일 식량이 부족해서 신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점점 유기인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굶어 죽는 인간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신은 스스로 자책하며 인간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최선은 최선일뿐, 정답은 없었다. 처음부터 신의 실수였다. 신과 인간의 유일한 차이가 이리될 줄 신도 미처 몰랐던 게다. 인간이 밥을 먹지 않아도 살 수 있도록 만들었더라면 신도 괴롭지 않았을 게다. 인간들의 삶이 이리 서글프지도 않았을 게다.
신은 더 이상 방법이 없다는 걸 알고 인간 스스로 살기를 바랐다. 한마디로 신은 인간을 집에서 야생으로 유기했다. 인간은 집에서 쫓겨났다. (에덴의 동산에서 쫓겨났듯이) 더 이상 신의 품에서 살 수 없었다. 이때부터 세상은 어쩔 수 없이 '밥'을 챙기기 위한 탐욕의 세상이 되어버린 게다.
최초의 인류 지배 알고리즘은 밥(밝과 비슷한 발음)이었다. 그 알고리즘은 신이 만들었다. 두 번째 인간 지배 알고리즘이 돈(머니)이었는데 이 알고리즘은 신이 아닌 인간이 만들었다. 최근 세 번째 인간 지배 알고리즘도 인간이 만들었다. 바로 백신이다. 돈과 백신은 신이 만든 '밥'의 아류인 셈이다. 돈과 백신은 인간이 먹고살 수 있는 밥과 직결된다.
결국 신은 큰 실수를 한 것이 명백하다. 그 실수로 인해 계속해서 신은 잘못을 저질렀던 게다. 인간의 잘못, 그 다수가 결국 신의 탓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게다.
신의 한 수가 결국 신의 큰 실수였다. 밥, 이라는 것!
#밥
#밥이야기
#신과인간의차이는밥에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