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황현민
너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아무리 찾아도 없는ㅡ 몇 해 전 달아난 너ㅡ
아니,
시시해진 너를 내가 떠난 거였지만ㅡ
너는 왜 생겨난 거니?
언제부터 이 세상에 있었던 거니?
물론,
너는 태어나기 전부터 너였겠지만ㅡ
지금은ㅡ
너는 지금 있기나 한 걸까?
아니,
시답지 않은 사람들 때문에
너 또한 달아난 거였지만ㅡ
가끔ㅡ
왜 나는 너를 생각할까? 너를 생각하는 그 순간ㅡ 나는 무엇일까?
너가 없어 허전한 걸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나는ㅡ
너를 떠나게 만든 이 세상ㅡ 사람답지 않은 인간들ㅡ 그래서 욱하는 걸까?
목소리 크게 지르고ㅡ
켁켁켁켁켁 가래를 내뱉으면서ㅡ
침이라도 뱉어야지ㅡ 그래야 버틸 수 있는 나니까
너 없이 무의미한 나의 길 위에서ㅡ
너가 없는 나는 욱이다ㅡ 욱할 수밖에ㅡ
그런 거였나?
욱, 욱, 우우우우우 우우욱 우우우ㅡ
너가 욱이다ㅡㅡ
#시
#시가없는삶은욱이다
#시는욱이다
(C) 2022.12.14. Hwang Hyun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