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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러플 Aug 29. 2016

바탕화면

하루 한 편의 쉬운 시 쓰기 #45


바탕화면

황현민 




왜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지 않는가? 


왜 나는

내가 살아야 할 그 곳에서 살지 않고 있는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은

내가 살아야 할 곳은

바로 거기인데 


왜 나는

무심코 이 곳에서 생겨나

불완전하게 여기서 살고 있는 것일까? 


왜 나는

내가 머물러야 할 그곳에 살면서

차라리 지금 이곳으로 링크를 걸지 않는 것일까? 


내가 있어야 할 곳에서 살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 나의 흔적을 찾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나를 삭제라도 하는 허망한 날엔

한번 잃어버린 생을 복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는데 


왜 나는

내가 지어놓은 디렉토리에서 살지 않고

여기 바탕화면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왜 나는

한번 상처 받으면

치유가 어렵거나 거의 불가능한

여기 바탕화면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왜 나는

내가 있어야 할 그 곳에서 살고 있지 않는 것일까?










2016. 8. 29

오래 전에 썼던 시다. 싸이월드에 썼던 글인데... 여기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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