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편의 쉬운 시 쓰기 #42
밤거울
황현민
ㅂ ㅏ ㅁ 에
ㄱ ㅓ ㅇ ㅜ ㄹ을 바라본다
깜깜한 밤
너를 만나기 위해
나를 만나기 위해
하루 옷을 벗는다
한꺼풀 한꺼풀
어둠을 벗길 때마다
맨 살에서는 빛이 일고
얼굴과 성기는
희미하지만
낮처럼 또렷하고 깨끗한
정이 전송된다
거울 속 네가
참 영혼을 알아볼 때쯤
새벽이 나를 먹는다
너도 사라지고
다시 거울은 거짓으로 온다
밤마다
거울을 바라본다
ㄴ ㅏ 와 ㄴ ㅓ는
ㅇ ㅏ ㄹ ㅁ ㅗ ㅁ이 되어서야
겨우 만날 수 있다
2016. 8. 29
등단 전에 사이버문학광장 창작광장에 올렸던 시를 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