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할 때 로컬 장소도 좋아하지만
프랜차이즈 체인점에서 보내는 시간도 좋아한다.
내가 낯설고 새로운 나라의 도시에서 적응하는 데
일단 가장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는 건
그 나라의 스타벅스에 들러 익숙한 메뉴를 시키는 일이다.
처음 가는 곳에 스타벅스가 있다면 안도감이 든다.
아무 정보도 없는 곳에서 누구나 다 아는 카페가 하나 있으니, 적어도 카페가 별로일 확률이 줄어드는 셈이다.
낯선 도시의 스타벅스에서 한국에서도 자주 마시던 커피나 그 지역에만 있는 메뉴를 시키고 익숙한 스타벅스 음악을 듣고 잠시 폰으로 지도를 보며 다음 계획을 세우는 그 시간이 좋다.
특이하고 예쁘다는 스타벅스를 찾아다니는 일은
나에게 맛집 도장 깨기 만큼이나 꽤 중요한 일이 되었다.
매번 런던과 파리 출근길에도 스타벅스를 갔고
발리 우붓에서는 주문한 커피에 편지가 잔뜩 쓰인 컵을 받기도 했다.
어디에선가 본 글인데
우울증 환자에게 정신과 의사가 내리는 처방은
'우울할 때는 스타벅스에 가라'라는 말이라고 했다.
진짜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어디에나 있는 곳에서 어디에나 같은 메뉴
익숙한 음악과 약간의 소음이 주는 그 안정감이 좋다.
별거 아닌 일이 별 게 되는 때에 나도 스타벅스를 간다.
스타벅스는 커피맛을 평가하며 가는 카페가 아니라
익숙함이 필요한 때에 가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가끔은 새로운 도전처럼 용기가 필요할 때
가볍게 늘 가고 마시던 공간에서 시작을 도모하는 것
스타벅스라는 공간에서 나에게 생겨나는
긍정적인 어떤 마음들이 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