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여행하다 보면 한국만큼 복권집을 흔하게 볼 수 있다.
특히 스페인 남부에서는 복권을 파는 아저씨가
카페나 식당에 들어와서 팔기도 한다.
지난겨울 세비야에서 마드리드로 이동하던 출장길
기차역에서 네잎클로버가 그려진 50센트짜리 복권을 4장 샀다.
긴 이동 시간이 지루해질 때쯤
과자와 음료를 먹으며 복권을 한 장씩 긁는다.
옆자리에 앉은 손님인 MJ가
이 복권 당첨이 되면 뭘 하고 싶냐고 묻는다.
나의 대답은 '다시 스페인에 오고 싶어!!!'
스페인에 다시 오게 해달라고 두 손 모아 기도를 하고
애틋한 마음으로 긁었는데 1유로짜리 2장이 당첨이 되었다.
2유로를 주고 샀는데 2유로가 당첨되다니!
한국에서도 복권을 사도 한 번도 된 적 없는데 신기한 일이다.
마드리드에 도착해 당첨된 복권을 다시 또 같은 걸로 바꾸고
긁지 않고 여행용 지갑에 고이 넣어둔 채 시간이 꽤 흘렀다.
그리고 다시 이번 스페인에 와서 복권집을 지나면서
문득 지난번에 산 게 생각이 나서 꺼내어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이 복권 덕분에 스페인에 다시 왔을지도 모르겠다.'
불행하지는 않은데 약간의 행운이 절실히 필요한 때에
이 여행을 선택했고, 기대한 것보다 더 큰 행운과 행복을 누리고 있다.
바르셀로나 여행의 마지막날
혼자 시내를 걸으며 복권집을 지나다 1유로를 주고 2장의 행운을 다시 샀다.
역시나 긁지 않을 복권을 두 손에 꼭 쥔 채 하늘을 보았는데
석양이 아름답게 물들고 있는 타이밍이다.
유행하는 말처럼 '럭키'잖아!
나에게 행복을 선물하기로 하고 떠나온 이 여행,
스페인은 늘 나에게 행운을 선물해주는 나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