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스러운 여행

꽃 한 다발과 함께

by 강릴리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곳곳에 예쁜 꽃집들이 많다.

꽃이 일상화되어서인지 보통날에도 꽃 선물을 자주 하고

시내를 다니다 보면 꽃을 든 사람도 흔하게 볼 수 있다.


나는 평소에 꽃을 좋아하는 꽃순이라

마음에 드는 꽃집을 지나칠 때마다 사고 싶은 충동이 든다.


유럽은 꽃값이 저렴해서 부담되는 가격이 아닌데도

출장이자 여행 중에는 꽃을 사게 되면 매일 이동할 때마다

들고 다닐 수 없다는 이유로 늘 사치라고 생각한다.


스스로 살 용기가 절대 나지 않으니

늘 꽃집과 꽃시장에서는 아이쇼핑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어느 날 크로아티아 일정 중 자유시간이 꽤 여유가 있던 날


나도 손님들도 각자 시간을 보내던 때였는데 손님 한 분이 다가와서

꽃보다 아름다운 우리 인솔자님~~ 이라고 하시며

갑자기 서프라이즈 선물이라고 꽃을 건넸다.


손님은 지금 이 여행이 너무 행복해서 뭘 해주고 싶은데

커피 한 잔 사주는 것보다 꽃을 사주는 게 좋겠다 생각했다고 한다.


여행지에서 받은 가장 예상치 못한 선물이자,

살면서 여태껏 받은 꽤 여러 번의 꽃 선물 중에 가장 감동이었다.

이렇게 멋진 선물을 받다니!! 타국에서, 그것도 출장 업무 중에 말이다.


그 마음이 너무 곱고 예뻐서

꽃을 들고 크로아티아 시내도 걷고

도저히 버릴 수가 없어 출장 일정 내내 가지고 다니다

마지막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까지 12일의 여정 동안 함께 했다.



여행 중에는 누군가에게 꽃을 선물할 일도

선물 받을 일도 쉽지 않고 흔치 않은 걸 알기에

우리가 주고받은 이 꽃선물이야 말로 서로에게

가장 사치스러운 선물이 아니었을까


나도 커피 한 잔 대신 꽃 선물을 건넬 줄 아는

그런 낭만을 지닌, 사치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합니다.

그날의 꽃 덕분에 여행이 행복했어요.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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