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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상혁 Sep 13. 2024

자체적 리액션

마음이야기

오늘 아침 문득 나 자신을 이래저래 돌아보게 되더라. 그런데 그건 성찰이라기보단 검열이었다. 신이 나서 사람들이 같이 노는 곳에 가서 나도 열을 다해 참여하며 노는 것. 하고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막 계속 어떻게 하면은 “제 이야기 잘 들어보실래요? 헤헤”하는 것.



딱 내 중고등학생때 모습이었다. 사람들 사이에서 신나서 자발적으로 또라이가 되는 거.


그리고 오늘 아침에 내가 나 자신을 돌아보는 그 모습은 신나서 막 이야기하는 나 자신 이후에 나의 자체적 리액션이었다. 실은 엄청 재밌었으면서 나를 다시 가다듬는 것이다. 가다듬는 것을 넘어 서서히 신난 나를 누른다.


그래서 자체적인 리액션과 신난 나는 점점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가 되고. 어느새 사이에 아무 공백없이 완전히 접착되게 되어 신나서 이야기 하는 나는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 납작벌레가 되었다.



잠깐 오랜만에 그 납작벌레가 있는 벽면을 힘을 들여 들추었더니, 벌레를 다시 먼지많은 곳 안으로 집어넣으려 하는 것이다. 한 번 떼어낸 것을 다시 붙이려고 하는 자동반응이다. 하지만 불편함도 잠시다. 납작 벌레를 다시 벽면 안의 어둠에 집어넣으려 할 필요 없다. 그냥 바깥 문을 열어 그 벌레가 더 바깥을 향해 나가게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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