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liz navidad!

멕시코에서 맞은 첫 크리스마스.

by chloe oh
Feliz navidad! Merry Christmas!


무슨 말인지 모른 채 들었던 캐럴 속 '펠리스 나비닫'는 스페인어로 메리 크리스마스였다. 친구들에게 보내주었더니 모두 '그게 스페인어였구나'라는 반응이었다. 우리도 모르게 우리는 스페인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새해가 밝았지만 지난해 2월 말 멕시코에 와서 겪은 이야기들을 이제야 글로 남기려니 크리스마스가 지난 지금 다시 크리스마스를 꺼낼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맞는 크리스마스는 이번이 3번째다. 첫 번째는 어학생 시절 영국 런던에서였고 두 번째는 프랑스 여행주 낭뜨에서 맞이 했었고 이 번에는 멕시코다. 한 동안은 멕시코이지 않을까? 어쩌면 이 곳에서 가까운 뉴욕을 욕심내어 볼까...? 살포시 꿈을 꾸어본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유럽여행을 하면 각 도시마다 있었던 회전목마를 상상하지 못 했던 이 곳에서도 보게 될 줄이야. 아뜰리스꼬 일루미네이션 축제.

멕시코에 산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남편은 여행이나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나 혼자 보낸 세월이 오래라 특별한 날에 딱히 한 것도 즐긴 것도 없었단다. 내가 이 곳에 온 이후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들 하나하나씩 꺼내어 보고 있다.

멕시코와 한국. 비행시간만 13시간이 넘는 곳. 14시간 (썸머타임이 끝나면 15시간) 시차가 있는 곳. 너무 멀고도 먼 곳이 었기에 우리가 연애할 당시 1년에 2번 (각 한 달 정도) 만날 수 있었다. 그 기간 안에 우리는 크리스마스를 함께 보낸 적이 없었다.

다른 이야기인데 크리스마스 카드를 멕시코로 보낸 적이 있었다. 바쁜 일정에 크리스마스 1주일 전쯤 카드를 보냈다. 2주 정도 걸릴 것 같다 했던 카드는 오빠가 휴가 받아오는 1말 중 순까지도 도착하지 않았고 다시 돌아간 2월 중순에 받았다!!! 느린 건 알았지만 느려도 너무 느리다. 그래도 중간에 없어지는 우편물이 많다는데 받은 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여겼다.


처음 맞는 우리 둘의 크리스마스

무엇을 할까 어디를 갈까 무얼 먹을까 고민을 하던 우리에게 친구 안드레아 가족으로부터 크리스마스이브 점심 초대를 받았다. ( 안드레아는 부케를 주문한 손님이었는데 가족들과의 몇 번의 식사로 가족 같은 친구가 되었다. 특히 한국에 관심이 많으신 할머니가 외딴곳에 있는 우리 둘을 늘 챙겨주신다. 정말 감사하고 고마운 나의 멕시코 친구)

우리는 감사한 마음에 지난번 피라미드 여행에도 초대받은 것도 갚을 겸 만둣국(라면 수프 스타일의)과 깐풍만두, 케이크를 만들어 갔다. 김치도 함께.

이미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국 음식을 아는 안드레아네 가족은 김치도 만두도 아주 맛있게 먹어주었다. 크리스마스 때 멕시코 사람들은 가족들 또는 친구들과 집에서 파티를 하는데 (백화점도 마트도 8시 정도에 닿는다. 코스트코에는 파티 준비를 하러 온 사람들도 꽉 차 있기에 23일부터는 피하는 게 좋다.) 일명 백인 (스페인계나 미국 혈통) 부자, 멕시코 사람(원주민 피가 많이 섞인 사람)중 중상류층은 주로 칠면조 구이와 미국식 크리스마스 요리를 위주로 서민층, 멕시코 원주민 이미지가 강한 사람들은 말린 생선 요리나 돼지 다릿살 요리와 전통 멕시코 음식을 먹는다. 아무래도 칠면조가 비싸서인 듯하다.

그래도 이 날은 따코나 토스타다(튀긴 또르띠아에 소스와 야채 등을 올려먹는)를 먹지는 않는 것 같았다. 쉐프인 안드레아와 안드레아의 남편이 돼지 다릿살 요리를 준비해왔다. 그리고 거기에 곁들일 몇 가지 샐러드와 멕시코 사람들이 즐겨먹는 말린 고추 튀김까지.(고추 종류만 해도 어마어마한데 엄청 작고 매운 아바네로(한국에선 하바네로로 읽는다)부터 맵지 않는 큰 고추까지 다양한데 생각보다 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놀라웠다.) 거기에 우리가 준비한 음식까지 한 상 가득했다.

돼지고기요리가 메인인데 없이 찍었다ㅠㅠ...

디저트는 우리가 가져간 케이크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멕시코 사람들이 즐겨먹는 헬라티나. 푸딩을 케이크처럼 크게 만든 것인데 달고 이름처럼 젤라틴 맛이 많이 나 나는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식사가 끝난 후 까나스따(바구니라는 뜻.) 한 봉투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았다. 연말이면 마트마다 까나스따를 쌓아놓고 파는데 보통 식재료 같은 것이 많고 코스트코는 부자들이 많이 이용해서인지 와인과 안주류 까나스따도 팔았다. 멕시코 과자와 사탕류가 한가득 들어있는 까나스따와 전통 과자, 인형을 받고 우리를 초대해준 나의 친구와 가족과 함께 즐거운 첫 크리스마스를 맞이 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이 곳 또한 점심시간은 보통 2~3시쯤 시작이고 저녁은 9시쯤 먹는다. 우리도 3시에 시작했지만 가족들이 다 모이느라 4시쯤 시작해 7시쯤 끝났다. 여기서 색다른 문화 하나는 누군가에 집에 초대를 받으면 약속시간보다 30분 늦게 가야 한단다. 음식을 준비하는 사람을 위한 매너라는데 시간관념이 없이 본인이 할 것을 다 하고 가는 이 곳 사람들의 습관이라고 한다. 그래도 요즘은 많이 나아졌다고도 한다.)

안드레아의 가족과의 기념사진, 멕시코 전통 인형들.



Adios. 나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더 많은 일상 스토리는

Instagram.com/annylandchloe

작업스토리

Instagram.com/yeon.o.oh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 Mexico. 메히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