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된 여정 끝에 온 멕시코. 조금은 편한 삶을 기대해보았지만 내 삶에서 쉽게 쉽게 되는 건 없나 보다. 나에게 믿음이 없었다면... 하나님을 믿지 않았다면 그 순간들에서 나는 이겨내고 웃을 수 있었을까...
멕시코. 첫 시작.
'그럼, 이민 가시는 거예요?'
주위 분들의 질문에 내가 이민 가는 것이었나? 난 그저 남편이 있는 곳에 가서 기약 없지만 살다 오겠다는 거였는데 그게 이민이 되는 거였구나....
단순하게 생각했다. 이민을 간다는 건 그곳에서 정착해서 영원히 사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나는 이민자가 아니라 얼마가 될진 모르지만 살다 올 것이니 그냥 해외 살이를 하는 것이라 단순히 바보같이 정의를 내렸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이민자... 였다. 영주권을 가졌으니 더 당당한 이민자가 맞았다.
첫 시작은 평범했다. 낯선 환경이지만 이미 해외생활을 경험해봤기에 그리 낯설지 않은 외모의 사람들, 한국과 조금 더 다른 풍경들, 어렵지도 않았고 무서움도 없었다. 안 되는 언어라도 몇 단어와 미소 한 번이면 간단한 것들은 혼자 살 수 있었으니. 이럴 땐 겁이 없음을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랬다. 멕시코 온 몇 개월은 그냥 평범했다. 남편이 하는 사업도 큰 수익을 내진 못했지만 두 사람이 살기엔 괜찮았고 (물가도 싸기에 먹고살기 좋은 편이다) 주위 한국분들, 현지 친구들도 조금씩 늘리며 잘 살았다. 나이 어린 신혼부부는 아니기에 뜨거운 열정은 없었지만 우린 어느 정도 산 부부처럼 편했다. 그리고 앞으로 해야 할 나의 사업과 남편이 할 수 있는 재능을 찾아 같이 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준비했다.
이사
이미 큰 이사, 한국에서 이 곳까지 인생에서 있어서 큰 이사를 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우리의 샵을 위해 이사를 했다. 이 곳은 월급에 비해 집과 상가 렌트비가 너무 비싸다. 집과 상가 렌트비를 계산해보니 부담이 너무 커서 집을 얻어 그곳에서 사업을 먼저 시작하기로 했다. (월세 나가는 것을 계산하다 보면 한국의 전세 시스템을 세계에 전파하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이 곳은 아파트(departamento-데빠르따멘또)보다는 주택 (casa -까사)가 많은데 도둑이 많은 위험한 곳이기에 주택 단지들로 구성되어있다. 누군가의 집에 초대를 받아 가더라도 검문을 거쳐가야 하기에 집에서 상가를 하기엔 쉽지가 않다. 그렇기에 쉽지 않은 집=샵 찾기. 겨우 괜찮은 집을 찾았고 집이 커서 그 당시 살고 있던 아파트는 위약금을 무르고 계약해지를 하기로 했다.
(집 계약해지시나 계약 만료에 계약 시 걸었던 보증금과 위약금 등을 집주인과 거래해야 하는데 계약 만료여서 이사를 가더라도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우는 드물다고 한다. 하나라도 트집을 잡아서 돈을 다 뜯어가니 주의하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그런데다 우리의 경우는 중도해지기에 주인이 작정을 하고 뜯기 좋은 케이스였다. 집주인은 젊은 여자였고 이사나 온 후 틈 잡히기 싫어 청소를 해놓고 주인을 맞이 했었다. 위약금 외 보증금에 대해 얘기했을 때 조금 수리할 곳이 있으니 견적 뽑아 알려주겠다며 덧댄 말이 '너희가 크게 돈을 낼일은 없을 거야'였다. 믿었다. 대화가 되는 젊은 사람이었기에... 그러나 한참 후 날아온 결과는 웃으며 엄청 난 돈을 뜯어간 '갑'이었다. 누군가 멕시코로 이민을 온다면 참고하시기를... 모든 집주인이 보증금은 돌려주지 않는 건 아니니 잘 알아보시기를...)
이때부터였을까, 돈으로 부터 마음이 힘들어지는 건.
이사를 했다. 그 와중에 나의 한국행 리턴 비행기표(처음엔 영주권이 없었기에 쉽게 입국하기 위해 그리고 왕복과 편도 티켓값이 비슷했기에 왕복표를 샀다)를 어떻게 할지 남편과 의논을 했다. 결론은 한국에 다녀오기로.
또 그 와중에 우리의 사업을 시작하고 현재 동업하던 남편의 사업은 서서히 분립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웠다. 당장은 우리의 사업으로 수익을 낼 순 없으니 서서히 정리하자고 했었다.
그런데 그 일은 빨리 다가왔다.
한국을 다녀온 나에게 '나 정리하기로 했어요...' 라며 말을 시작했다. 나는 잘됐다고 했다. 정리한다 하면서 한참을 끌면 나 혼자 이 사업을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었고 동업하는 두 사람의 성격을 보니 둘은 잘 맞지도 않은 데다 경영도 못했기에 잘 된 일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정리하는 과정에서의 많은 것들이 나를 화나게 했다...
멕시코에서의 첫 공간. 우리의 집. 비오는 날 창밖 풍경.
두번째 우리의 공간. 우리에겐 과한 2층집. 샵을 같이 해야하기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