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하는 독서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고등학교 3년은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기간으로 생각된다. 초등학교 중학년부터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너의 성격은 어떤 유형이고 이런 유형에는 이런 직업이 맞는다는데 너는 그래서 뭐가 되고 싶으니..?'라는 질문을 받으며 고등학생이 된다. 그래서인지 교실 곳곳에는 이름 옆에 MBTI를 표시하는 게 유행처럼 번져 있다. 이전에도 MBTI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대적인 유행은 없었다. 처음에는 미디어에서 워낙 노출이 되니 그런가 보다 했는데... 어쩌면 초등학생 시절부터 MBTI를 하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목소리를 내다보디 이렇게 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끊임없이 직업 조사를 하고 체험도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의 진로는 여전히 막막하다. 그래도 고등학교 1학년 쯤되면 명확한 진로를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걸 아는 학생들이 많아졌다. 그 범위는 매우 좁지만. 그리하여 1학년부터 생활기록부에 기록될 진로와 관련된 활동을 시작한다. 수시로 대학을 가기 위해서 고등학교 3년 동안 생활기록부 관리는 필수다. 내신성적뿐만 아니라 교과 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이 기록해주시는 각종 세부 특기사항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대입 방법이 조금씩 변할 때마다, 생활기록부에서 중요한 부분도 자꾸 바뀐다. 독서활동은 대입에 보이지 않는 자료가 되었고, 외부 봉사활동은 불가능하다. 현재 대입 수시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은 교 과세 특과 담임선생님께서 작성해주시는 각 종세 특과 행동발달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교과세특은 교과 선생님이 교과 수업에서 발생한 내용이나 그와 관련된 내용을 작성해주시는데.. 모든 일에서 그렇듯 남들보다 조금 더 좋아 보이는 무언가가 작성되어야 플러스가 될 테다. 기본적으로 수업내용과 수행평가 등에서 내가 잘한 것들은 교과 선생님이 써 주실 텐데... 여기에 내가 교과 수업과 관련하여 궁금한 내용을 찾아보고 정리한다면 이 과목에 관심도가 높다는 것을 알릴 수 있다.
그럴 때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라고 안내한다. 학교도서관은 기본적인 도서관의 기능에 더하여 각 학교단위에 맞는 구성원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공간이다.
도서관: 도서자료, 회화, 기타 자료 등을 수집, 정리, 보관하여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기관.
도서관의 역할:
£규모가 크던 작던 도서관으로 명칭 한다.
£책을 보관하고, 열람하며, 대출할 수 있는 곳이다.
£자유로이 책을 접하며 지식을 쌓고 자료를 통하여 숙제를 해결할 수 있다.
£소설, 철학, 역사, 시, 종교, 사전, 만화 등 모든 주제에 맞는 자료가 비치되어 있다.
학교도서관: 고등학교 이하의 각급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 직원에게 도서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도서관을 말한다. 도서관법 제2조 6항
학교도서관 이용방법 안내를 겸한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진로와 관련해서 학교도서관을 어떻게 하면 잘 이용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다. 현재 초중학교 대부분에는 사서교사나 사서가 근무하고 있고 수차례 도서관 이용방법과 규칙을 배우고 올라온다. 그리고 도서관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공공도서관이나 초중학교 도서관 이용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고등학생에게는 십진분류법이나 서가배열을 상세히 설명할 필요는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몇 년 전부터 이미 알고 있다는 눈빛을 많이 받게 되었다.(예전에는 명칭부터 십진분류법, 서가배열, 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 등도 상세히 설명했었다.)
'오늘 읽은 책이 바로 네 미래다(임성미)'라는 책에는 진로 독서 5단계가 적혀 있다.
-1단계 책과 친해지기
-2단계 책으로 적성 찾기
-3단계 인생의 롤모델 찾기
-4단계 배경지식 키우기
-5단계 직업 찾기 & 직업에 대한 지식 배우기
각 단계별로 하는 독자 또는 진로를 탐색하는 학생이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고, 진로 창체 시간에 선생님이 학생에게 해 줄 수 있는 일을 설명한다. 한 반에는 개개별로 사정이 다르고 꿈도 다르고 또는 꿈이 없을 수도 있는 학생이 모여있다. 거기다 독서의 흥미, 수준 등도 다르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1, 2단계를 해볼 거라고 안내한다. 3, 4, 5단계는 여러분들이 직접 하나씩 해 보아야 하는데 이 단계를 도와주는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이 있다.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을 하나씩 설명한다. 고등학교 도서관에서 1년 동안 진행하는 독서프로그램은 학생의 진로와 흥미를 찾아갈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학교도서관 프로그램을 설명하고 나면 십진분류를 설명한다. 십진분류법의 설명은 중요하다. 단순히 순수과학 400번이라고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 진로에 맞춰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 설명하는 시간이다. 거기에 더하여 확장성 있는 사고와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대부분의 학생은 진로와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분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물론 진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분야의 책이 1순위라고 할 수 있지만 세상과 꿈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고, 우리는 조금 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해야 내가 만들고자 하는 것을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게임 개발이 꿈인 학생이라면 프로그래밍에 관한 책도 읽어야겠지만 게임은 그 자체가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니 스토리를 잘 만들 수 있는 신화, 인문, 문학 책도 읽어야 한다. 심리학과를 가고 싶은 학생이라면 심리학 책도 읽어야겠지만 신경정신과적인 의학적 지식도 있으면 더없이 훌륭할 것이며 전체적인 과의 이해도도 높아질 것이다. 영화감독이 되고 싶은 학생 또한 마찬가지다. 영화적 기법이나 비평도 읽어야겠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한 인문, 문학적 지식도 겸비해야 한다. 미술과 음악에 대한 지식도 함께 있다면 더없이 훌륭한 영화감독이 될 수 있다. 십진분류법을 설명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고. 바쁘고 힘든 고등학생으로서는 직접적인 1순위 책만 읽어도 되지만, 조금 더 여유가 된다면 지금 연결되는 다양한 책을 읽어보라고 말하고, 그게 안되면 나중에라도 꼭 읽을 수 있었으면 한다고 지도한다.
단행본 이외에 자신의 흥미 또는 진로분야와 관련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곳들을 추가로 안내한다. 학교에서 구독하고 있는 학술지 서비스와 최신 시사 자료를 탐색할 수 있는 빅카인즈 같은 사이트를 안내한다. 그리고 이렇게 탐색하고 공부를 한다면 꼭 세특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리해서 교과나 담인 선생님들께 전달하도록 안내한다. 고등학교 3년 생활의 일기장 같은 생활기록부에 모든 내용이 기록되는 것이 좋다. 이것은 대입에서도 필요하지만 나의 생각과 가치관을 정립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제 다음 시간부터 진행될 책과 친해지고 적성을 찾아보는 활동을 어떻게 진행하게 될지 수업계획을 이야기하고 각자가 나의 독서활동을 점검하는 시간을 가진다. 25개의 문항으로 되어 있는 독서와 관련된 질문을 읽고 답하며 나는 책과 독서에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다. 여기에는 마지막으로 앞으로 매일 얼마의 시간 책을 읽을지 혼자 다짐하는 부분과 사서 선생님께 바라는 점을 작성할 수 있는 칸도 마련해 두었다. 사서 선생님께 바라는 점은 대부분 한 반에 한 명 정도 작성하는데 이 부분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한다. 바라는 점을 읽어보고 이에 맞추어 내가 하고자 하는 수업내용을 조금씩 변화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