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스타에서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하는 챌린지가 유행이다. 나도 유행에 합류해 2016년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그리고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누가 안 그렇겠냐마는, 20대의 나도 참 많이 방황했다. 특히 커리어 면에서 나는 길을 잃은 아이 같았다.
10년 동안 이직만 7번. 누군가는 "왜 그렇게 포기가 빠르냐"라며 비난했고, 누군가는 그 도전을 대단하다며 지지했다. 그 때문인지 30대 중반이 되어서도 나는 계속 불안정하게 나의 길을 구축해 나가는 단계에 있다.
때로는 그 사실이 나를 작아지게 한다.
"모아둔 돈은 별로 없고,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넌 끈기 없는 사람. 그런 네가 대체 뭘 할 수 있겠니?"
내 마음속에선 계속해서 비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런데 2016년 사진 속의 내가 분명히 말해주고 있었다.
"너 몰랐지? 넌 네가 좋아하는 거 끝까지 옆에 두고, 하는 사람이야."
놀랍게도 2016년의 나는 지금 좋아하는 스타일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고, 몸도 건강하고 좋아 보였다. 맞다. 이때는 내가 크게 아프고 난 후,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을 때였다. 한참 신나서 열심히 했었지.
그리고 그때야 내 마음속 작은 목소리가 들렸다.
"10년이 지난 오늘도, 여전히 넌 네 몸을 아끼고 사랑하고 있네. 심지어 그때 하던 안 좋은 습관들은 버렸고, 좋은 습관들이 널 지지해 주잖아. 그 덕에 어릴 적부터 가진 몸에 대한 트라우마는 사라진 지 오래고... 너 얼마나 네 몸을 미워했었니? 그리고 지금은 얼마나 편해졌니?"
그러네. 이거 정말 누구도 가져갈 수 없는 내 자산이네.
왠지 뭉클해진다. 하마터면 나를 계속 미워만 할 뻔했네.
2026년. 한국을 떠나 미국까지 데려온 내 가죽 자켓. 이 자켓은 12년 전 남친이 (지금은 남편) 빈티지 숍에서 1만 7천 원을 주고 사준 거다. (긴가민가해서 어제 물어봤는데, 남편이 가격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음)
이 옷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있어진다. 그리고 요즘도 자주 입는다.
멋진 가죽옷을 가질 수 있는 방법.
주인이 그 옷을 좋아해서 아끼고 많이 입게 되면, 그 멋이 옷에 살아난다. 일부러 빈티지 느낌 내겠다고 사포질한다고 그 느낌이 절대 나지 않는다.
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꾸준하게 해나아가는 사람.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들어지는 사람.
앞으로 몸을 제외하고도 삶의 다양한 부분에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10년 뒤 내가, 후회없이 살았노라. 얘기할 수 있게.
[번외]
내가 발견한 '지속'의 메커니즘
1. 감각적으로 느끼기: 이게 나에게 좋다는 걸 직접 느끼기. 그러면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내 자산이 됨.
2. 슬럼프 마주하기: ...온다. 결과에 집착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괴로워지는 순간들. 하지만 버텨...감정을 버리지 마.
3. 새로운 깨달음 반기기: 괴로워도 포기만 안 하면 새로운 깨달음이 온다.
4. 유연하게 수정하기: 그 깨달음이 방향성이 되기도, 새로운 시스템이 되기도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다시 움직인다.
5. 2 ~ 4의 무한 반복
PS. 여러분의 2016년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10년이 지난 지금, 그때의 나를 다시 마주하니 어떠한 마음이 드시는지 궁금해요. ❤️
나를 발견하고, 내 삶을 다정하게 돌볼 장기 파티원 모집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