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 구간

by 고은아



일상을 살다가

내가 못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대개

무언가를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 앞서지만,

현실이 그에 미치지 못할 때

찾아오는 감정이다.


예를 들면


요가강사로서

특정한 자세가 되지 않을 때

나는 '지혜의 말' 뒤로 숨어버리곤 했다.


"요가는 자세를 완성하는 데

목적이 있지 않아요."


맞는 말이지만,

내 안에서 온전히 소화되지 않은 그 말은

그저 아픔을 피하기 위한

방패일 뿐이라는 걸

내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다.


내 안에서 희미하고도 지속적으로 들려오는

"넌 부족해"라는 말,


그동안 그 말을 칭찬으로 덮어놨었는데,


언젠가 이 속삭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나에게

열쇠가 있었단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걸 마주하자,

방법들이 보였다.


내게 뭐가 부족했었는지.

뭘 하면 되는지.


그리고 그때 새로운 문이 열렸다.


정말 그 부족함을

온전히 껴안을 수 있는 문.


통증을 자꾸만 회피하면

계속 같은 곳에 머물게 된다.


"괜찮아. 괜찮아"


물론 따뜻한 다독임이 너무 필요할 때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삶의 자리를 옮길 수 없다.


요즘 내게 정말 필요한 건

상처를 똑바로 마주하고

소독약을 바르는 것.


내 못난 구간을 온전히 허용하고,

소독하여

딱지가 앉아

새살이 돋기까지의

머무름의 시간을

기꺼이 견뎌보는 것.


그때야 다음 단계로

나아갈 문이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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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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