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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Jan 29. 2021

5-6세 공부시켜야 할까

아이 교육, 딜레마에 빠지다

익숙하지도 않은 영어단어 시험을 보기 위해 꾸깃한 종이를 달달 외운 적 있을 것이다. 


쪽지 시험이 끝나자마자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리던 영어 단어들. 


"다음 시간에는 5장 6장 단어 시험 볼 거니 외워와라. 5개 이상 틀리면 재시험이고."


영어를 좋아할 뻔도 했던 기회가 날라가던 순간이다. 


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우리는 학교의 커리큘럼이나 학습 분위기, 나를 가르치던 교사의 재량, 강의 스타일 따위로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어야 했던 것일까.


내가 공부 못했기 때문에 내 아이만큼은 똑똑하고 훌륭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엄마들의 마음. 이러한 마음들이 우리 엄마들을 조급하게 만들어버리는 것 같다.  



유아기 내 아이에 대한 공부 조급증을 놔버릴 수 있을까?


아이가 태어나면 수많은 정보에 늪에 빠지게 된다.

국민장난감의 늪, 전집의 늪, 엄마표 학습의 늪. 

이것을 늪이라 표현하는 이유는 안 사고 안 하면 뒤쳐지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 때문.


이러한 깊은 불안감은 뭔가라도 시켜야 하는데 나만 자녀교육에 손 놓고 있는 것 같은 더 큰 불안과 걱정을 키워내고 우리는 행복한 육아와 점점 더 멀어지게 된다.


어린 자녀의 교육을 현명하게 하는 방법은?


1. 엄마와 함께 엉덩이 힘을 기른다


아이방 테이블에 함께 앉아 종이접기를 하며 논다. 그림을 그려도 좋고, 블록 놀이를 해도 좋다. 한글이나 영어 알파벳을 하나 두 개씩 가르쳐 줘도 좋다. 무엇이든 함께 목표를 세우고 테이블에 앉아 집중할 수 있는 엉덩이 힘을 기르는 것이 첫 번째. 


중요한 것은 엄마도 함께 한다는 것. 아이만 시키면 금방 흥미를 잃고 만다. 같이 종이를 접으며 서로가 만든 것에 대한 설명도 듣고 서로 칭찬도 주고받고, 같이 블록을 높이 쌓으며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깨달을 수도 있다. 


엄마와 함께 20분 30분이라도 함께 앉아 무언가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은 자녀 교육의 기본이 될 것이다.


2. 엄마와 아이, 서로가 원하는 것을 번갈아 가며 한다


역할놀이가 좋아 매번 역할놀이만 하는 아이가 있다. 

아이 공부시키고 싶어 계속 학습지만 하는 엄마도 있다.


엄마와 아이가 할 수 있는 활동이 한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도록, 서로가 원하는 것을 제안하고 번갈아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아이가 좋아하는 보드게임을 했다면, 이번에는 엄마가 새로 빌려온 책을 몇 권 읽는 것이다. 


아이와 데이트를 하듯 너 원하는 거 하나, 나 원하는 거 하나씩 하며 시간을 보내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다.


3. 영어는 자연스럽게 습관화시킨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영어는 생활 속에서 친숙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Good morning, my dear. I love you. Have a nice day. 와 같이 간단한 생활영어는 가정에서부터 사용한다. 


아이가 미디어를 보고 싶어 하면 되도록이면 영어로 된 영상을 틀어준다. 3세 미만 어린아이들에게는 영어 가사와 영상이 매치되는 동요 영상을, 3세 이후 아이들에게는 일상에서의 스토리가 담겨있는 Max & Ruby, Peppa pig와 같은 영상도 괜찮다.  


알파벳 송이나 파닉스 영상을 보여주거나 들려줘도 아이가 자연스럽게 영어단어 소리와 모양을 익힐 수 있다. 


4. 자기 전 책 읽는 습관 기른다


"It seems that my kids are allergic to sleep." 우리 애들은 잠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나 봐요. 


라이언 레이놀즈가 어느 인터뷰에서 한 말인데, 정말 공감해서 한참을 웃었다.


도대체 왜 안 자려 하는 거야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잠을 싫어하는 아이들.


책은 자기 전에 읽기 특히 좋다. 나른한 밤, 엄마와 함께 피부를 맞대고 누워 흥미로운 책을 함께 읽는 것. 상상력을 발휘하고 까르르 웃다 잠들 수 있는 것은 어린 시절에나 누릴 수 있는 아이들의 특권이기도 하다.


함께 책을 읽고 그 내용을 되새겨보며 잠이 든 아이의 모습은 평화롭기만 하다. 


5. 숫자, 모양, 예절, ㄱㄴㄷ, ABC는 엄마가 가정에서부터 가르쳐준다


공교육은 더 이상 평등하지 않다. 부모는 자녀교육에 있어 손을 놓으면 안 된다. 


아이가 행복하고 뛰어노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 속에서의 매너와 예절을 알고, 기본적인 숫자는 셀 수 있으며 5살이 넘어가면서는 한글과 영어도 슬슬 시작하는 것이 좋다.


부담스러운 공부로 써가 아니라 일상에서 재미있게. 


아이의 이름을 한글과 영어로 쓰는 법을 가르쳐주었고, 사과가 두 개 있었는데 세 개를 더 받았어, 그럼 몇 개가 되지? 하는 식의 수학도 시작했다. 




가끔, 6세인데 한글을 다 떼었다는 옆 집 아이의 천재성(?)에 대한 말들이 흘러나올 때 불안해지거나 조급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앞으로 평생 공부인생을 살아야 하는 우리 아이들이 유일하게 자유롭게 마음껏 놀 수 있는 이 시기를 경쟁과 공부로 물들일 수는 없다. 


많은 부모들은 미취학 이전부터 '요이 땅!' 해서 경쟁 레이스를 시작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행복하고 기본예절을 잘 지키며 밝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이드해주는 존재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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