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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Feb 08. 2021

6세 우리 아들, 영어 고민이 시작되었다

언제 영어로 술술 말하게 될까

아이와 6개월을 살며 여행한 유럽에서, 당시 네 살이던 션은 영어를 주로 사용했다.


우리는 매일 영어로 대화했고, 영어로 열리는 이벤트에 참여했으며, 책을 사더라도 옵션은 영어책뿐이었다.


아이의 자연스러운 영어 사용에 나는 으쓱했었나 보다.


역시 엄마표 영어는 틀리지 않았구나! 



자축하며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일반 유치원에 다닌 지 1년, 션이는 영어보다는 한국어만 구구 장창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는 마음속에서 불안함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자연스럽게 영어와 친구 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 했던 처음의 다짐은, 아이를 앉혀놓고 파닉스를 가르치며 영어로 하는 퀴즈놀이에서 영어를 안 썼다고 다그치는 현실로 바뀌어버렸다. 


나는 정녕 '공부 공부!' 하는 엄마였던 것인가


늦어지는 영어 발화, 무엇이 문제일까?


영어 발화가 늦어진다고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문제'인 게 아닐까


언어의 역할은 의사소통에 있고, 아이는 자신의 주변에서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국어를 사용하는 것뿐이다. 자연스럽고 편한 의사소통을 위해. 


그리고 한 인간의 성장과 발달에 있어 모국어의 발달은 굉장히 중요하다.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고, 나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의 발달은 인간의 본능이자 아이의 성장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욕구일 것이다.


모두가 사용하는 모국어를 말고, 일상에서 딱히 필요하지 않은 영어발화를 강요하는 것은 아이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그럼 엄마표 영어, 계속 INPUT 만 강조하면 될까?


먼저 목표를 명확히 하자.


엄마표 영어의 실천은,


1. 내 아이가 영어에 친근함을 느낄 수 있도록 가정에서부터 간단한 영어 표현들을 매일 사용해 주는 것


2. 일, 이, 삼이 one, two, three라는 것, 안녕이 hello라는 것을 아는 것 

(하나의 단어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다는 사실)


3. 세계지도 속 아주 작지만 강한 한국, 하지만 더 넓은 세상은 영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


4. 언젠가 유치원에서, 학교에서 배우게 될 영어. 그때 아이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나 두려움 없이 편안히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렇게 생각해보면 엄마표 영어란 거창할 것도 없고, 솰라솰라 하지 못하는 아이를 보며 실망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인정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공교육은 이미 평등하지 않다.


나는 엄마표 영어를 시작했고, 우리 션이는 이미 영어와 좋은 친구이다.


불안하지 말고 조급하지 말자. 

오늘도 마음의 평정심을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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