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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Nov 29. 2021

돈이 있어도 보내지 못하는 '영어유치원'

영유아 특권 교육, 이게 현실이다

한 재벌가의 딸이 방송을 통해 영어 잘하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영어유치원 다녔어요."




내년에 7세가 되는 우리 아이를 위한 유치원 고민을 이어가고 있던 중 '영어유치원에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하는 zoom 세션이 있어서 참여해보았다.  


언어학 전공맘, 영어교사맘, 엄마표 실천맘 등 그 세션에 참여한 거의 모든 엄마들은 자녀의 교육에 열성적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것은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적기의 연령대인 5-7세 맘보다 2-4세 맘들이 더 많았다는 것이다. 


아직 한 두 단어밖에 발화하지 못하는 어린아이의 엄마도 영어만큼은 어릴 때 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소신으로 그 어떤 정보라도 얻기 위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그중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조기 영어 영재교육에 대한 엄마들에 관심이었다. 이미 영어를 잘하는 (영어로 소통이 가능하고, 웬만한 단어는 읽고 쓸 줄 아는) 상위 5% 아이들만 다닐 수 있는 영재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는데, 아이는 4세부터 영어로 다양한 주제 (과학, 음악, 체육, 수학 등)를 학습하고 원비는 약 200만 원이라고 했다. 


보내고 싶어도 영재 테스트를 통과해야 하고 이미 영어실력이 출중해야만 갈 수 있는 곳, 돈이 있다고 다 보낼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와, 이게 현실이구나.'


어린 나이부터 치열한 경쟁 속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


이러한 교육환경에 놓이는 아이들은 교육의 '특권'을 누리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문득, 이렇게 어려서부터 체계적으로 교육을 받으며 성장해온 아이들만이 이 각박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 인생의 탄탄대로를 걷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 엄습해왔다. 


그러다 문득 참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엄마표 영어, 참 잘해줬다.' 싶었다.


아이에게 영어 이름을 지어주었고, 아이가 태어나서부터 하루 한 두 마디씩 영어로 건네주었고, 많은 영어 그림책을 읽어주었으며, 놀이를 할 때도 영어를 사용해주었다. 


그리고 6살이 된 지금, 아이는 영어로 소통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알파벳이나 파닉스를 배울 때도 아이는 책에 나와있는 모든 단어를 이미 앍고 있었고, 파닉스를 익히는 것을 공부처럼 느끼지 않았다. 


가정에서 틈틈이 영어를 노출해주었기에 5-6세에는 집 근처 숲 유치원에 다니며 마음껏 뛰어놀고 다양한 특별활동을 배울 수 있었다. 원비는 25만 원, 말 그래로 한 달 평균 130만 원인 영어유치원을 보내는 거에 비해 2년 동안 약 2400만원을 절약할 수 있었다. 


그래, 어릴 때는 뛰어노는 게 최고지


2013년 매일경제의 <조기 영어교육 100만 원짜리 학원 효과는?>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는 “단기간에 걸친 조기 영어교육은 별반 효과가 없다”며 “4~6세보다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확실한 나이의 조기 영어교육이 효과적이며 영어를 접할 수 있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유지돼야 성공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유아 영어, 사실 정말 별거 없다.


아이에게 써주는 일상 영어는 계속 반복되며, 아이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수많은 흥미로운 사실들은 미디어만 잘 활용해도 영어로 알아볼 수 있다. 


아이와 종이 자르기 놀이 하나를 하더라도 영어를 써 주면 된다.


Cut this paper. Use the scissors. (이 종이를 잘라봐. 이 가위를 써보렴.)


내 아이, 영어와 친구 되는 환경은 가정에서 충분히 만들어줄 수 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빠를수록 좋다. 


가정에서 엄마가 아빠가 만들어준 영어 환경은 내 아이에게 참으로 든든한 능력이 되어 자신감으로 나타날 것이다. 0세부터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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