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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조언에 대한 단상

by 김느리

책이 출간되고 이제 일주일.

책이 나오면 홀가분할 거란 생각은 접어야만 했다.


"책 나오면 됐지. 이제 다 끝났으니 다 내려놓고 편히 쉬어."라는 많은 지인들의 조언.


아빠 엄마는 아래와 같이 말씀하셨다.


"네 명예가 있지. 책이 팔리지도 않으면 책을 내준 출판사에 네 면이 안 살잖니."




우리가 누군가에게 받는 조언은 참 다양하다.


듣다 보면 나를 비난하는 말이기도, 혹은 자기 자랑을 하는 중이기도 했고,

아무 생각 없이 대충 던지는 말, 앞 뒤 상황 고려하지 않고 내뱉는 말,

혹은 자기 조언을 듣지 않으면 팽 가버리는 듯한 충고까지.


날 위한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진짜 나를 위함이 아닌 그런 조언들.


그러한 말. 말. 말속에서 내 소신을 지키며 한걸음 떼기란 쉽지 않을 때가 많았다.


명예


평상시에는 생각해보지도 않은 그 단어가, 내 가슴에 확 들어왔다. 명예.


그랬다. 책을 냈다고 끝난 게 아니었다. 나와 내 원고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준 출판사에 대한 의리가 있었고 무엇보다 내 명예가 걸린 문제였다.


일주일, 몸살까지 나며 수많은 전화에, 약속에, 새 책 냄새를 맡으며 사인을 하고 코멘트를 쓰고, 몸살까지 앓아가며 달려온 결과, 나는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있었다.


네이버책 베스트셀러
YES24 베스트셀러


뭐 실감 나지는 않았다.


간절히 바랐지만 또 감히 기대할 수 없었던 베스트셀러라는 딱지가 붙었다고 세상이 뒤집어지는 변화가 일지는 않겠지.


그래도 내가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던 제일 좋아하는 문구를 적용해 볼 수 있는 아주 적절한 시기라는 것을 체감했다.


프로는 전력투구를 할 수 있다


전력투구하라


책이 나오고 먼저 연락을 주는 고마운 지인들도 있었고, 용기 내서 연락을 했는데 축하는 해줬지 구매까지는 안 해주는 절친들도 있었다.


15.000원, 할인하면 13.500원이라는 이 치킨 반마리 값에 마음이 상하는 상황이 벌어지니 참 내 그릇이 작게 느껴졌던 것도 사실이다.


진짜 성공하려면 대중 pick을 받아야 한다



이제 소심함은 조금 내려놓기로 했다. 항상 '품위 있는 여자'가 되리라 다짐했는데, 김 작가까지 돼서 책 한 권에 마음 상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매 순간 내려놓기를 연습한다.


출간 후 일주일의 판매량은 이제까지 내가 어떻게 살아왔나 하는 척도였다면,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세상을 구하듯 비장한 느낌까지 감도는 나의 정신상태.


그래. 책 출간은 내 명예가 달린 일이고, 이 바닥은 날고 기는 사람들 사이에서 목숨을 걸어야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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