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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Dec 08. 2021

엄마표 영어, 첫 번째 위기

포켓몬에 집착하게 되다


생각해보면 션이 영어를 제일 잘했던 시기는 4~5세였다.


지금은 여섯 살 형아인데, 지금보다 1~2년 전이 더 뛰어났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


엄마표 영어의 첫 위기는 아이 6살에 찾아왔다



"포켓몬고 할래."

"애니한 누나 티비볼래."

"포켓몬 배틀할래."


아이에게 취미가 생겼다.

그리고는 탐구하고 몰두하기 시작했다.


아이의 몰입이 정말 반가웠고, 포켓몬을 연구할 때 보이는 집중력과 배틀에서의 승리를 위한 팁을 얻기 위해 애니한 누나의 방송을 집중하며 보는 그 눈빛이 좋았다. 아이의 흥미를 충족시켜주려는 노력은 닌텐도 스위치 구매, 포켓몬 관련 도감과 카드 구입으로 이어졌고 아이는 자발적으로 몰입 하 성장하는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영어로 봤을 때는 엄청난 위기였다.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은 꼭 보던 영어 영상 시청이  끊겼고, 감동적이고 흥미로운 영어 그림책도 도감에 밀려 뒷전이 되었다. 평상시에 곧 잘하던 영어게임, 단순한 그림 그리기를 해도 주제는 무조건 포켓몬이었다.


아침에 눈만 벌어지면 포켓몬 볼을 모으고 몬스터들을 잡, 계속 배틀을 이어가는 아이.


또 포켓몬! 지긋지긋해!


그래서, 내버려 두었다.


이 몰입에 충족이 되어야 다시 다른 것에 눈을 돌릴 여유가 생기겠지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게임티비를 보는 아이를 보며 속이 터지기도 했고, 영어 듣기 말하기 읽거나 쓰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아이가 한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억지로 "영어 하자!" 푸하면 영어와 무조건 더 멀어진다는 확신이 있었다.


수개월을 온전히 포켓몬에 빠졌던 아이는 차차 다른 것에 다시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태권도를 좋아했고 축구선수들을 좋아했으며 우주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때다!'


항상 아이와 함께 있던 태블릿을 치우고 축구를 하거나 태권도 발차기 연습을 했고, 테이블에 앉아 우주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에 아이와의 놀이에 120% 집중하여 함께해주었다.


유튜버의 방송보다 반복되는 게임보다 더 흥미로운 엄마와의 시간을 보낸 아이는 다시 영어 루틴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엄마표 영어를 하다 보면 아이가 흥미를 잃을 때가 있다!


1. 그냥 하기 싫은 반항 중이라면 쉬어 갈 수 있는 1-2주의 시간을 주고, 영어 환경의 변화를 주는 것이 좋다.


교재를 바꿔보는 것, 새로운 읽을거리 들을 거리를 제공하거나, 이제까지 했던 것과 다른 방식의 영어에 노출을 해보면 다시 흥미를 느낄 수 있다.


2. 아이가 몰입하는 게 생겨 영어가 뒷전이 된 거라면 그 몰입이 온전히 충족될 때까지 영어를 잠시 놔주는 것도 좋다. (영어를 놓아도 생활영어, 영어 CD, 잠자리에 영어 그림책 읽어주기는 되도록 이어간다)


아이에게 영어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푸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영어 몇 개월 쉰다고 세상이 무너지지 않는다.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자립적으로 행복하게 성장하는 것이 1번, 그리고 그 성장과 함께 영어라는 멋진 아이템을 둘러주는 것일 뿐이다.


영어와 함께 날아올라라!


그리고 영어는 되도록이면 일찍 시작해주는 것이 좋다. 6살이 지나 시작하게 되면 이미 익숙한 모국어에 비해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영어에 거부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호불호가 크게 명확하지 않은 0-5세, 엄마와 가정에서 보낼 시간이 가장 많은 이 시기에 영어와 친구 되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6세 때 찾아오는 이런 위기는 훗~하고 웃으며 넘길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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