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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느리 Feb 15. 2019

태교로 영어 씨앗을 심자

영어로 태교 하는 3가지 방법

영어태교, 세 가지만 기억하라

    

태중 교육, 꼭 해야만 하는 것일까?


솔직히 엄마가 되기 전 강남엄마, 대치동 엄마들의 자녀교육 이야기가 기사나, 인터넷 맘 카페 등을 통해 들려오면 혀를 끌끌 차곤 했다. 학원과 공부를 짊어진 아이들이 참 가엽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대한민국의 교육 시스템이 원망스러웠다. 저 모습이 훗날 내 모습이진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던 것 같다.


이렇게 한국의 교육에 대한 불신으로 냉소적이던 나에게 들려온 신생아 교육, 명품 태교와 같은 단어들. 피식 헛웃음이 나왔다. 


'뭐 알지도 못하는 뱃속 애한테 교육? 태교여행? 다 엄마들 쇼핑 가려고 애 핑계 대는 거지.' 


그런데, 이렇게 잘 알지도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이 멋모르는 소리 하는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품고, 이제 나도 엄마구나 하는 마음으로 태교에 대해 공부해보니 이 시기가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손꼽힐 정도로 중요한 시기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아기의 IQ는 기존의 유전요인보다는 자궁 내 환경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태교가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태아는 엄마 뱃속에서 감각을 깨우고 뇌를 발달시켜 가는데, 수많은 뇌 관련 연구에 의하면, 우뇌와 좌뇌의 다리 역할을 하는 교량 (뇌량)의 정보처리 능력은 엄마 뱃속에서만 발달한다고 한다.


논리력, 언어력을 담당하는 좌뇌와, 예술성과 창의력을 담당하는 우뇌는 서로 교류하며 발달을 이어가고 엄청난 양의 뉴런은 새로운 자극을 통해 연결되어가며 더 크고 풍부한 세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바로 태아 때부터.

   

심리학자 만리크 Beatriz Manrique는 680명의 임신부를 태교를 하는 군과 태교를 하지 않은 군으로 나누어 연구를 시행했고, 출생 후 6년간 아이들을 추적 연구를 했다. 태교의 방법은 임신 기간 중 주당 2시간씩 13주 동안 태아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이야기를 해주고, 음악을 들려주는 등의 방법이었는데, 아이의 출생 직후 1달, 18개월, 3년 이후로는 매 1년 간격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아기의 발달을 측정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엄마가 태교를 꾸준히 체계적으로 한 아이들은 언어능력, 운동능력, 기억력, 청력과 시력의 발달이 대조군에 비해 높았고, 지능지수 IQ도 대조군의 아이들보다 14점 정도가 높았다. 또한 이들이 정서적으로 긍정적이고 온순했으며 협동적이라는 것도 밝혀냈다.

     

위 연구에서 적용한 태교의 방법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엄마의 목소리로 나지막이 불러주는 노래, 사랑이 가득 담긴 이야기,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음악. 엄마가 아이를 위해 이 작은 행동들을 꾸준히 실천한다면, 아이는 건강한 두뇌를 가진 행복한 아이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행복하게, 편하게.


우수한 두뇌를 가진 사람들은 뇌세포의 수가 많고, 뇌세포들의 정보전달 접점인 시냅스가 많다는 사실도 연구를 통해 밝혀졌는데, 수많은 뇌세포가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이 되어야만 우수한 뇌라 말할 수 있고, 뇌세포는 이렇게 시냅스가 만들어지지 않으면 더 이상 발전하거나 뻗어나가지 못하고 죽어버리게 된다.


즉 태교를 통해 만든 건강한 뇌를 계속 발달시키기 위해선 엄마의 꾸준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태교는 이렇게 내 아이의 뇌 속에서 끊임없이 뻗어나가며 서로 연결되고 탄탄해지는 반짝이는 뇌세포들이 죽어나가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게 만들기 위해 하는 사랑 가득한 자극이다. 


유전적인 요인, 엄마의 스트레스나 질병도 뇌세포의 죽음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인 시냅스가 형성되지 않음으로써 사라지는 뇌세포를, 태교를 통해 지켜야 하는 것이다.




영어태교, 과연 효과가 있는걸까?


1955년 미국 아동 언어 전문가인 헨리 트루비 Henry Truby는 실험을 통해 900그램이 된 5개월 태아의 울음에서 엄마의 억양, 리듬, 말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가 분화되는 것을 발견했다. 태아는 16주째에 이미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외부의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모국어 습득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이때부터 발달시켜 나간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만든다.


태아는 뇌에 들어온 소리 (사운드 코딩)를 통해 우리 뇌에 언어라는 프로그램을 설치한다고 보면 된다. 즉, 뇌가 소리를 듣고, 그것이 이해할 수 있는 소리가 되고, 경험과 상황 속의 정황을 통해 소리의 의미를 알게 되는 것. 이게 바로 언어 습득의 첫 단추인 것이다. 즉 태아에게 모국어뿐 아니라 영어도 들려주어 영어라는 언어의 소리에 익숙해지도록, 뇌가 영어를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충분한 영어 자극을 주어야 한다.

     


영어 태교의 3가지 방법


1. 영어 음악 듣기     


한국말로 된 동요는 대부분 영어 버전이 있다. 같은 동요를 들어도 되도록이면 영어버전을 들으면 된다.


대부분의 엄마들은 영어 원곡도 한국어로 찾아 듣는 경우가 많은 것이 참 안타깝다. 예를 들어, 모든 아이들이 사랑하는 겨울왕국의 Let it go라는 노래도, 대부분의 엄마들과 아이들은 '다 잊어~ 다 잊어~' 하는 후렴구를 부른다. 한국어 버전을 듣고, 한국어 버전으로 노래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왜 꼭 그래야만 할까? 전 세계인이 듣고 감동한 그 원곡을 놔두고, 한국어 버전을 굳이 찾아서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Youtube에서 들을 수 있는 영어 동요


영어로 된 동요나 애니메이션 OST, 혹은 엄마가 좋아하는 팝도 좋고. 영어로 듣고 따라 부르고, 뱃속 아이에게 들려주기도 하며 부드러운 청각자극과 더불어 영어 자극도 주는 것. 이렇게 태교로 영어노래를 많이 들어놓는다면, 훗날 아이가 태어나서 함께 노래를 부를 때도 더 많은 곡을 영어로 불러줄 수 있어 좋다.      


2. 영어동화책 읽어주기     


갑자기 엄마들에게 뱃속 아이에게 영어동화책을 읽어주라고 하면 당황할 것이다. '나 영어 못 하는데' 할 것이 뻔하니까. 그래서 추천해보려 한다. 쉽고, 재미도 있으며,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태교 영어책 몇 권을.

      

1. The Dog House (Jan Thomas)

이 책에는 친숙한 네 마리의 동물들이 나오고, 으시으시한 개집이 나온다. 동물들이 공을 차고 놀고 있는데, 글쎄 공이 개집으로 들어가 버린다. 한 마리씩 공을 찾으러 개집에 들어가는데, 나오지를 않는 거지. 개성 있고 귀여운 그림체가 사랑스럽고 마지막 반전에 웃지 않을 수 없는 아주 유쾌한 책인 The Dog House.


책에 나오는 표현들은 계속 반복되고 단어 수준도 쉬워서 누구나 읽기 좋다. 우리 아들 션도 이 책을 아주 좋아하는데, 중간중간 웃음 포인트가 몇 있는데 그중에 하나인 Stinky?(냄새난다고?) 하는 단어는 아이가 한 동안 입에 달고 살았다. 좋아할 수밖에 없는 재미도 있고, 반전도 있는 아주 유쾌한 책.      


2. No, David! (David Shonnon)

데이비드 David이라는 말썽쟁이 소년은 집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혼날 짓을 골라서 하는 아이다. 집에서 야구놀이를 해서 화병을 깨고, 발가벗고 밖을 뛰어다녀 엄마에게 혼나곤 하는 말썽쟁이. 데이비드의 익살스러움이 살아있는 그림체로 칼데콧 수상을 받은 책이고, 그 후에 No, David 학교 버전이 또 출간되기도 했는데 우리 션은 두 권다 참 좋아한다.   


지금 30개월인 션도 데이비드만큼이나 말썽꾸러기인데 이 책을 함께 보고 데이비드가 잘못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같이 지적을 하며 아이에게 옳은 행동과 잘못된 행동까지 가르쳐 줄 수 있어 교육적으로 활용하기도 좋은 책이다.     


3. Five little monkeys 시리즈 (Eileen Christelow)

수많은 시리즈가 있는 다섯 마리의 작은 원숭이 책. 다양한 시리즈가 있어 읽기도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책이다. 션이 좋아한 책은 Five little monkeys sitting in a tree 나무 위에 다섯 마리 원숭이라는 책인데, 엄마와 소풍을 떠난 다섯 마리의 원숭이들이 나무에 올라가 강에 있는 악어 씨에게 메롱하고 놀려대고, 화가 난 악어가 나무로 뛰어올라 원숭이를 하나씩 공격한다. 그랬더니 나무 위 원숭이 숫자가 하나씩 줄어든다. 그럼 심장이 쿵 한다. 헉, 원숭이가 잡아 먹혔나? 그런데 사실은 모두 나무속에 잘 숨어 있다.


처음에는 무서운 악어 때문에 깜짝 놀라게도 되지만, 여러 번 읽어 스토리를 알게 된다면 나무속에 숨어 있는 개구쟁이 원숭이를 찾는 일도, 또 똑같이 반복되어 외우게 되는 영어문장도 아주 흥미로운 재미있는 책이다. 이렇게 시리즈가 있는 책을 읽으면 캐릭터들이 친숙해서 더 재미도 있고, 또 이 책은 반복이 많고 단어 수준도 어렵지 않아 아직은 영어가 어려운 엄마들이 아이에게 읽어주기 좋은 책이다.      


4. Have you seen my duckling?(Nancy Tafuri)

둥지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오리 새끼들 중 한 마리가 예쁜 나비를 따라가 무리에게서 멀어지게 된다. 한 마리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 엄마 오리가 강에서 만나는 다른 동물들에게 '내 아기 못 봤니?' 하고 물어보고 다니는데, 사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나비와 함께 하고 있는 아기 오리가 이곳저곳에 숨어 있다. 숨어있는 아기 오리를 찾는 재미가 참 쏠쏠한 책.


이 책에는 Have you seen my duckling?라는 표현만 반복되어 나오고 다른 표현은 따로 없다. 하지만 실제적이면서 아름다운 그림선이 뭔가 힐링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숨어있는 아기 오리를 찾는 재미도 있고, 다양한 동물들의 등장을 보는 것도 아주 흥미로운 책이다.      


5. Noah's Ark. 노아의 방주 (Peter Spier)

션이 제일 사랑하는 책. 수많은 동물친구들이 나오는 책.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정말 개성 있는 그림만으로 멋지게 그려낸 책이다. 칼데콧 수상작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동물친구들을 찾아보는 것도, 잘 모르던 동물의 이름을 공부하는 것도 참 흥미로운, 아이가 굉장히 좋아하는 책이다.




이렇게 태교 영어책으로 추천한 책들은 비슷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쉽고, 같은 표현이 반복된다는 것. 읽을 때 부담이 없고 어렵지 않아 자꾸자꾸 손이 가는 그런 책. 처음부터 글이 많이 부담스러운 그런 책이 아니라, 글이 적어도 재미가 있는, 혹은 아이에게 말해줄 것이 많은 그런 책을 골라 읽어주는 것이 좋다.      


3. 영어로 말 걸어주기     


위에서도 언급했든 태아는 청각과 피부를 통해 들려온 언어를 뇌에 저장하여 그 언어 씨앗을 심는다. 그 언어의 억양, 리듬, 소리를 듣고 저장하며, 반복되어 들려오는 단어의 조합, 문장의 어순과 같은 것도 듣고 저장하여 언어의 체계를 잡아나간다.


촘스키 N Chomsky가 주장했고 수많은 언어학자들이 지지하는 언어 습득 장치 Language Acquisition Device (LAD)는 인간의 언어 습득의 마법 같은 경이로움을 설명한 가설인데, 인간의 뇌에는 언어 습득을 위한 LAD라는 장치가 있고, 태어날 때부터 보편적 문법 지식이 이 장치 속에 프로그램화되어 있어 별다른 노력 없이도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럼 보편적인 문법 지식이 어떻게 태어날 때부터 있는 것일까? 보편적이라 하면 미국식 문법을 이야기하는 걸까? 한국식 문법을 이야기하는 걸까?


즉 이 이론을 통해 보면, 태아 때부터 부모와 부모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 주로 쓰이는 언어를 뇌에 저장하여 반복되는 규칙을 찾아내고, 태어난 후에도 이어지는 언어 입력 Language Input을 통해 그 언어를 쉽게 습득할 수 있다는 것이 된다. 그럼 우리는 태아의 LAD에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 프로그램도 설치하기 위해 영어로 말을 걸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영어로 된 스토리를 듣고, 영화, 드라마도 영어로 보며 많은 영어에 노출이 되어야 한다. 미디어의 도움뿐 아니라 아이에게 가장 많은 자극이 되는 엄마 그리고 아빠의 목소리로 영어로 말을 걸어줘야 한다. 이 시기에 쏟는 작은 노력은 아이의 뇌 속에 언어 습득 장치에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의 법칙을 심게 되는 것이고, 이는 아이가 두 언어를 더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발판이 될 것이다.






어떤 이는 말한다. LAD 이런 거 다 가설일 뿐이라고, 태아의 뇌를 직접 봤냐고. 엄마들 영어로 태교 한다는 거 다 쓸데없다 비난하기도 한다. 하지만 아이가 앞으로 걸어야 할 긴 인생의 길에서 영어는 이제 필수가 아니라 기본이 되어버렸다. 과거 영어능력이 남들 다 걷는 도로에서 슈퍼카처럼 엄청난 혜택을 주었다면, 현재는 모든 사람들이 다 영어라는 자동차를 타고 있듯 기본이 되어버린 것이다.


영어가 자신 없는 부모는 나의 두려움과 영어실력의 부족함을 자녀에게까지 투영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영어 Input을 줘야 한다. 모르면 공부를 해서라도 말이다. 초등학교 입학해서 시작하면 늦는다. 지금 시작해야 한 걸음씩 차근차근, 스트레스 없는 환경에서 영어를 습득할 수 있다.


아이를 품고 있는 이 시간, 엄마 스스로도 영어에 관심을 가지고 영어와 친구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이가 태어나서 다양한 일상에서의 영어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기가 3개월 때까지는 영어로 사랑 표현을, 6개월이 지나면 밥 먹자 목욕하자 하는 일상적 표현을 영어로, 또 아이가 커갈수록 많은 영어 표현을 추가해간다면 생활영어,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기억하라. 내 아이 영어의 시작은 태교부터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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