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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향몬 Mar 02. 2023

실패의 순간들이 있었기에 감사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며 생각했다. 부럽다.


블로그에 만학도 공부 일상 포스팅을 올렸는데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본인이 지금 어떠어떠한 상황인데 너무 공감이 되었다고.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생각나는 것들이 있어서 적어본다.




인생에 실패가 없이 오로지 성공대로만 걸으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대문자 J로서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이 다 내가 생각하고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면 얼마나 좋았을까, 앞으로도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봤다. 인생에 실패가 있을 때 우리는 잠시 고민에 빠지며 생각해 본다. '하나님이 나한테 벌을 주시는 건가? 하나님을 원망해야 하는 것인가?'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인 동시에 공의의 하나님이지만 결코 사랑하는 자녀들을 벌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친구에게 꼭 말해주고 싶었다.


문득, 내 인생에 실패의 순간들이 있었기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의 실패가 있을 때마다 쓰라리고 아프고 타격감에 회복하기에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수많은 크고 작은 실패들을 통해서 느끼게 된 것은 나의 인생의 모든 순간들이 하나님께 속해 있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시면 어디든 갈 수 있고, 반대로 하나님이 원하시지 않으면 한발짝도 갈 수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신다면 나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세워주실 것이다. 물론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하나님 안에서는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따질 수 없지만 말이다.



영국에서의 삶,


영국 워홀을 와서 번쩍번쩍한 빌딩에서 외국인들과 일하고 싶었지만, 지금 나는 아주 외진 환경에서 한국인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물론 여전히 내 삶에 일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감사하지만 내가 처음 꿈꾸던 영국 생활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나의 소망을 이루지 못했기에 나는 실패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내 삶을 내 생각과 다르게 이끌어가신다면 겸손하게 순종해야 하는 것 같다. 하나님께서 나를 더 준비시키셔서 하나님이 뜻하신 때와 방법으로 나를 보내실 것을 믿고 있다. 또한 다른 곳으로 보내지 않으셔도 이곳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면 그거면 되지 않을까?


일하고 시험공부를 하면서 너무 힘들고 신앙을 지키는 것이 힘들다고 솔직하게 기도했다. 하지만 하나님이 알려주신 것이, 하나님이 뜻하신 바가 있으시다면 내가 시험 일 년 늦게 끝나는 거? 한 과목 실패하고 좀 늦게 합격하는 거? 그런 게 전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 주셨다. 무엇을 하면서 어디에 있더라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것이 삶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라는 것이 내 안에 정리되고 나니, 삶의 많은 부분들이 정리정돈이 된 느낌이다.




나의 인격,


난 심각한 원리원칙주의자이다. 이건 되고 저건 안되고, 하나님 앞에서 양심에 찔리는 부분들도 물론 무척 많이 있다. 크리스천으로서 보이는 모습들, 같은 성도로서 보여줘야 하는 모습들의 틀에 스스로 갇혀서 신앙의 자유가 전혀 없었다. 최근 갈라디아서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면서 하나님은 내가 자유하길 원하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의 인격적인 연약함과 부족함 때문에 자꾸만 자책감과 죄책감에 빠진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 자신에게로 빠져들지 말고 하나님께로 나아오라고 말씀해 주셨다. 이번주에는 계속해서 '더 이상 정죄함 없네, 난 주 보혈 아래 있네.'라는 찬양이 계속 생각이 났다. 수요예배에서 나의 못남과 부족함을 고백했다. 하나님이 아니면 내 삶의 이유와 의로움이 아무것도 없다고 고백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셀 친구들을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긴 사랑하지만 여러 가지 신앙의 잣대로 친구들을 바라보다 보니 감사하는 마음보다는 안타깝고 속상한 마음이 컸다. 하지만 하나님은 나의 이런 마음을 원하시기보다, 그저 셀원들을 사랑하고 존재만으로도 기뻐하기를 원하신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이 시간들을 통해서 하나님은 모든 개개인의 사람들이 얼마나 다 다르고, 얼마나 하나님이 섬세하게 각 사람에게 일하시는지를 보여주시고 있다. 내가 무언가 나서서 해야 하는 일이 없고 나는 그저 곁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목도하는 사람이라고 나의 역할을 분명하게 알려 주셨다. 그저 성령님과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과 나의 관계에 집중하며 십자가의 사랑을 실천하라고만 알려 주셨다.




계속해서 실패하고 넘어지는 연약한 사람이지만,  내 잘난 맛으로 살아갈 틈이 없지만, 그렇기에 끊임없이 하나님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서 감사하다.


"슬퍼하며 애통하며 울지어다. 너희 웃음을 애통으로 너희 즐거움을 근심으로 바꿀지어다. 주 앞에서 낮추라 그리하면 주께서 너희를 높이시리라. (야고보서 4장 9~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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