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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쏭 Aug 03. 2023

행복배틀과 도파민 중독

인간관계, SNS, ETC


시험을 2주 앞두고 인스타그램 앱을 잠시 삭제했다. 작년에 떨어진 시험을 재시험 볼 때는 정말 긴급하고 간절한 상황인터라 비활성화를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게시물 저장의 시대이기 때문에 게시된 저장물을 계속해서 노출시키기 위해서는 비활성화보다는 앱을 지우는 게 옳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공부를 하다 보면 혼자 있는 시간을 스스로 택해야 하고 공부가 지속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의 배려를 받게 되었다. 처음에는 좋았는데 어느 순간 외롭다는 생각이 불쑥 밀려왔다. 아무래도 아무리 가족이고 남자친구이고 아끼는 친구들이라고 해도, 나의 모든 생각과 감정과 이야기들을 쏟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건강한 인간관계를 위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혼자서 다 안고 간다는 것은 왠지 모르게 외로웠다. 수요예배에서 광야를 지나며 찬양을 했었는데 '주님만 내 친구 되시는 광야' 이 가사가 그 어느 때보다 와닿았다.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으니 브런치에 일기를 많이 쓰게 되었다. 도파민 중독을 떨쳐내기가 쉽지 않다. 처음 <행복배틀> 드라마 요약본을 유튜브에서 보고 많은 생각이 들었던 적이 있다. 어쩌면 SNS를 통해서 우리는 정말 행복배틀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승리도 패배도 없지만 스스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또 우월감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시험 때문에 내가 고립되어 가는 동안에 세상은 여전히 화려하고 돌아가고 있는 듯했다. 나의 감정을 지키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타인의 감정을 지켜주고 싶기도 했다. 요즘 주변에서 마음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경우가 간혹 있다. 내가 위로한다고 하면서도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정작 나는 아무 일 없는 것처럼 아무렇지 않게 산다는 게 조금은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시간들을 통해서 그저 내가 하고 있는 SNS 활동들이 스스로 싸우는 행복배틀에 지나지 않는지, 심각한 도파민 중독이 아닌지 계속해서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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