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
돈 쓰는 재미는 알아도 돈 버는 재미를 아직 몰라, 돈이 모이지 않는다. 친구들 대통령 꿈꾸던 초등학교 시절, 나의 꿈은 세계 제일의 거부였다. 돈이 정말 전부였다면, 그래서 전부를 이제껏 좇았다면 나는 불행했으리라. 다행히도, 거부의 꿈은 때로는 현실의 장벽에, 때로는 돌연한 깨달음에 자리를 내줬다.
노을 지기 전, 도서관에 앉아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글을 쓴다. 대학에 와서야, 돈을 모은답시고, 외식은 엄두도 못 냈던 유년기를 떠나보냈다. 여전히 라면, 알리오 올리오, 참치로 돌려 막는 끼니는 단출하나, 허기를 반찬 삼아 식사하고, 아낀 돈으로 훌쩍 떠나 추억을 꽁꽁 안고 돌아오는 지금의 삶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