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고숙련 일자리의 필요 이면에는 저숙련 일자리의 소멸이 있다. 기술이 발전하고 자동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경제 전체의 파이는 분명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동시에 파이의 부스러기가 아래로 떨어지리라는 보장은 사라져 간다. 돈은 돌고 돌아 그대들의 주머니를 가득 채웠건만, 고혈에 사혈까지 짜내도 돌 돈이 없다면, 누가 그 대가를 감당할 것인가? 부는 쌓이는데 실업자는 왜 늘어나는가. 파이를 나눌 마음도 없으면서 키우겠다고 노동자를 사회에서 축출하면, 실직자가 기댈 마지막 희망은 결국 체제의 전복, 혁명뿐이다. 엘리트주의는 피지배자의 수용과 체념 위에 서 있다. 지배와 피지배의 격차를 유지하고 싶다면, 채찍이 아닌 당근을 던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