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면 사랑한다고 말해야지

김겨울 외

by 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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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정신 차려보니'. 입 밖으로 내뱉은 텅 빈 말들의 도착지는 늘 공항이었다. 충동적인 끌림, 거부할 수 없는 항력에 이끌려 왔음을 깨닫는 건 찰나일 뿐이었고, 나는 그저 다시 떠날 뿐이었다. 일상이 아닌 예외를, 현실이 아닌 미몽을 여행하는 이는 불행한가. 한없이 표류하는 배처럼 강박적으로 대양으로 밀려나는 이는 불행한가.


여행의 목적이 탈출이고, 탈출이 여행의 목적이라면... 목적으로써의 여행과 출구로서의 여행이 맞닿는 순간, 나는 더 이상 나의 떠남에 의문을 품지 않게 되었다. 누군가에겐 정주가 본질이라면, 누군가에겐 떠남이, 방랑이, 역마살 지독히 껴 떠나지 않고서는 못 배기는 삶이 본질일 수 있지 않을까.

역마살 낀 삶, 귀향은 유랑의 발작적 전조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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