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밖으로 비가 떨어지네요.
거기 당신에 계신 그곳에도 비가 오나요?
창밖으로 비가 떨어지네요.
투두두두둑.
투두두두둑.
아침에 습관적으로 눈을 뜹니다.
평소보다 어두운 창밖.
창밖으로 비가 떨어지고 있네요.
비 오는 날, 조용히 눈을 감고 자리에 눕습니다.
감은 눈 사이론 ‘투두두두둑. 투두두두둑.’
빗방울 소리가 가득.
땅바닥으로, 창문으로 하염없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동안 잘 있었느냐며,
별일은 없었느냐며.
그렇게 하염없이 문을 두드립니다.
투두두두두둑. 투두두두두둑.
빗방울이 점점 거세집니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도 점점 거세집니다.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나요?’
아무리 세차게 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당황했는지 빗방울의 목소리가 더욱 커집니다.
눈을 감고 있으니, 빗방울의 목소리가 거세게 들려옵니다.
그 소리에 읽지도 않는 신문을 구독한다는 당신이 떠오릅니다.
혹시나 매일 아침 오는 신문을, 당신이 챙겨가지 못해서 문 앞에 계속 쌓인다면 매일 아침 오는 신문배달원이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문을 두들겨 확인해줄 거라고 말하던 당신이 떠오릅니다.
그게 아니면 당신의 문을 두들겨 줄 누군가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무덤덤하게 이야기하던 당신.
당신이 계신 그곳에도 지금 비가 오고 있나요?
오늘 아침에도 문 앞에 놓인 신문 한 부를 가져가셨는지,
그리고 그동안 잘 지내고 있었는지, 별일은 없었는지 묻는,
그 비가 당신이 계신 그곳에서도 떨어지고 있나요?
비 오는 날, 가만히 눈을 감고 빗소리를 들으니
그런 당신이 떠오릅니다.
잠시 뒤면 비가 그친다고 합니다.
비가 그치면, 이제 빗방울은 문을 두들기지 않을테지요.
그러면 이제 제가 비 대신 문을 두들깁니다.
똑. 똑. 똑.
별 일 없이 잘 지내고 계신가요?
용기없는 저는, 이렇게밖에 안부를 묻지 못하나 봅니다.
대학 새내기 시절, '영글거림'이라는 별명과 발음이 비슷합니다.
'영재+오글거림', 어쩌면 이것과 느낌이 비슷할지도.
글을 쓰기도, 글을 그리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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