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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Feb 11. 2018

취향, 해프닝, 성공적(<취향의 발견>, 취향관)

차오르는 밤(복작복작 갈무리 파티)


해프닝이 벌어진 것 같다.
즐거운 해프닝으로 시작하고, 즐거운 해프닝으로 마무리.
여기 취향관에서, <취향의 발견>이라는 이름으로.

2018.02.10. 취향관에서.



2018.01.23. 취향관 가오픈 / <취향의 발견(류송이 위은혜 이원경)> 전시


2018.01.23. 가오픈으로 문을 연 합정의 취향관에서는 가오픈과 동시에 <취향의 발견(류송이 위은혜 이원경)>이라는 전시가 시작되었다. 취향관의 문이 열려있는 시간 동안 자유롭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고, 그 사이엔 전시의 작가님들과 함께 하는 2번의 '계속되는 밤(아티스트 토크)'과 1번의 '차오르는 밤(복작복작 갈무리 파티)'이라는 이벤트가 있었다.


2018.02.10. 에 <취향의 발견> 전시의 마무리인 '차오르는 밤(복작복작 갈무리 파티)' 행사에 함께 했다.



2018.02.10. <취향의 발견> '차오르는 밤(복작복작 갈무리 파티)'


저녁 7시, 독특한 형태의 타이포그래피의 간판으로 반겨주는 <취향관>으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어두운 중에 유독 따뜻해 보이는 취향관의 거실로.



취향관 안주인 분의 소개로 '복작복작 갈무리 파티'라는 부제를 가진 '차오르는 밤' 행사가 시작되었다. 


2층 각 방에 있는 <취향의 발견> 작품을 자유롭게 관람하시고,
방에서 작가님들이 직접 들려주시는 소개를 들은 뒤에
거실에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 이어나갈게요. 



2층으로 올라가는 취향관의 벽에는 '취향관'이라는 공간을 운영 중인 분들과 <취향의 발견> 전시의 작가님들이 던진 질문들이 채워져 있었다.


취향이 선택을 만들까요, 선택이 취향을 만들까요?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싶으신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어떤 순간인가요?
넓고 얕은 취향, 좁고 깊은 취향. 어떤 취향을 선택하시겠어요?  
결혼은 왜 하는 걸까요?


... 와 같은 질문들과


아직 질문이 채워져 있지 않은 빈 질문지까지.


질문들을 하나씩 살펴보면서 2층의 전시공간까지 올라갔다. 질문에 대한 답을 할 수 있을지 곱씹으면서.


2층의 전시작품들


인스타그램 @chwihyang.gwan


인스타그램 @chwihyang.gwan



세 명의 작가님들이 각 방에 전시해둔 작품들은 <취향의 발견>이라는 주제에 대한 각 작가님들의 생각이 담겨 있었다.


잔치국수

즉석사진

패턴


처음부터 끝까지 작가님의 설명을 들은 위은혜 작가님의 방은 국수가락으로 공간이 채워져 있었다. '잔치'의 대표적인 음식인 '국수'를 통해서 매년 반복되는 생일이나 여러 기념일과 같은 잔치에 대한 의문을 던지셨다는 작가님. 잔치에는 '질서'와 '난장'의 의미가 함께 담겨 있다고 한다. 잔치를 준비하며 정리하는 일정과 초대를 위한 정리와 같은 '질서'와 잔치를 벌이며 그 흥겨움과 분위기 속에서 비롯되는 '난장'이 그런 것이다.


다른 두 분의 설명은 중간에 듣거나, 미처 제대로 듣지 못했다.


취향관에는 자주 와서 <취향의 발견>의 전시물을 종종 봤다. 그때는 그저 '보기'만 했다면 작가님들의 설명이 곁들여지면서 조금은 더 '적극적인 취향의 공유'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를 감상한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러 다시 거실로.


거실로 내려가는 길에는 벽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 집어 내려갔다.  내가 선택한 질문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이었다.


다시 거실


거실에 다시 모인 사람들은 각자가 선택한 질문지와 함께 자기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저는 OOO의 소개로~
or
 OOO에서 취향관을 알고~

로 시작하거나

친구가 아무 말도 안 해도 된다고 해서 왔는데... (웃음)
이야기를 같이 하는 곳인지 몰랐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알았으면 여기 못 왔을 것 같거든요.



와 같은 말로 자기를 소개하고 선택한 질문으로 자신의 취향을 이야기하였다.


질문을 보는 내내 질문에 대한 답변만을 생각했던 나와는 달리, 다른 분들은 '질문을 선택한 이유'를 생각하면서 질문을 선택하신 듯했다.






"질문을 던지는 직업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람한테 질문을 많이 하기는 했는데 정작 제가 질문을 받고, 거기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더라고요...'









"제가 이 질문을 적은 이유는..."


중간중간에 섞여 앉은 취향관의 운영진 분들과 작가님들도 질문에 답을 하시기도, 본인이 던진 질문의 의도와 생각을 말씀해 주시기도 하셨다.






1시간여의 소개를 마치고는 각 공간으로 흩어져서 작가님과 대화를 나누기도, 참여한 분들과 함께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때 함께 제공된 잔치국수를 먹기도 하였다. 마침 2층 전시 중 '잔치국수'를 활용한 전시가 있었으므로...! 


그래도 전시에 쓰인 '국수'를 사용하지는 않았어요.


다른 작가님들은 작품에 사용한 팔레트에 그림을 그려보는 세션을 바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느껴지는 특성을 패턴으로 표현해주는 세션을 취향관에 숨겨진 공간인 '책장 속'에서 진행하셨다.


'책장 속'에서는 이야기는 끝을 모르는 딥 토크가 펼쳐졌다고 한다. 그런 때문에 나는 직접 참여해보지 못해 아쉽기도 했다. 




7시에 시작한 '차오르는 밤'은 10시가 지났을 때도 열기가 뜨거웠다.


나는 그동안 뉴욕에서 몇 년 동안 살다오신 분들과 대화하며 돌아오는 여름에 한 달 동안 지내게 될 뉴욕에 대한 추천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어떤 분들은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그 이야기의 주제도 다양했다.


'차오르는 밤' 동안 추천 받은 뉴욕의 공간들. 뒷 장에도 가득 채워져 있다.


<취향의 발견>이라는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러 모인 사람과 함께, 그 전시에 대한 이야기뿐만이 아니라 그 밖의 이야기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곳.


갈무리


끊이지 않던 대화는 다시 거실로 모여서 작가님들의 소감을 듣고, 취향관에서 준비한 선물을 추첨하는 순서로 이어지며 정리될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 밤새도록 취향관에서의 이야기는 이어졌을 것이다.



'차오르는 밤'이 있기 전, '계속되는 밤(아티스트 토크)'에도 참여했었다. 


그때와 차이점이 있다면 새롭게 '질문지'가 생겼다는 점. 

그래서 모두가 한 번씩은 자연스레 말을 꺼내고, 대화를 이어나가기 쉬워졌다는 점이었다. 


물론, '계속되는 밤'에서의 이야기도 작가님과 참여자들의 대화로 즐거운 밤이었다.



혹시 <취향의 발견>이라는 전시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서 '취향을 발견했나요?'라고 물으신다면, '그렇다.'라고 대답하기는 어렵지만 '취향'에 대한 이야기는 나눌 수 있었다, 정도로 대답할 수는 있을 것 같다.


취향에 대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데 대답하지 않아도 뭐. 


질문지를 뽑아오고서 질문에 대한 답보다도 질문을 선택한 이유와 질문에 대한 생각을 나누기만 해도 1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리는 '취향관'에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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