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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Feb 21. 2018

가사가 있는 음악이 나오네요?

가사, 같은 것이 흐르네요.

180221LY.

오늘은 가사가 있는 음악이 나오네요?
곧 가사가 없는 음악이 나올지도.




평일 취향관의 오픈시간 오후 2시.

오픈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2시와 3시 사이에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취향관의 바에 자리 잡았다.



커피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서 노트 하나, 펜 하나를 꺼내고서 잠시 주춤.

의자 위에 잠시 일시정지 된 내게 들리는 노래소리.


'어? 노래가 들리네.'


가사가 있는 음악이 흐르는 취향관.

며칠 전까지는 가사가 없는 음악이 흘렀던 취향관.



오늘은 가사가 있는 음악이 나오네요?
곧 가사가 없는 음악이 나올지도.



오늘 마침 가사가 있는 음악이 흐르는 취향관에서

만일 가사를 쓰는 일이 들리는 소리와 어울리는 글을 쓰는 일이라면

매일 쓰는 글도 가사,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흐르는 소리와 분위기에 따라서 써내는 일기도,

어쩌면 SNS 위의 푸념같은 것도,

음악이 흐르는 공간 위에서 나누는 담소도 어쩌면.


pixabay


익숙하지 않은 언어가 흐른는 장소라면

그 곳의 사람들에게는 일상적인 그 모든 언어가

내게는 일상적이지 않은 어떤 소리이기 때문에

평소에 생각해보지 못한 가사같은 것이 떠오르는 것이라고,

그래서 가보지 않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이라고.


처음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거나,

처음 보는 사람들이 있는 공간에서 생각을 하거나,

매일 보던 사람이 색다른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어쩌면 모두 여행,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여행에서 우리는 모두 가사, 같은 것을 생각한다.




지금 취향관에서 흐르는 처음 들어보는 노래소리 덕에,

혹은 맞은편에 앉은 처음 보는 손님 덕에,

오늘의 가사같은 것이 흘러서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일지도.


오늘은 여기, 가사가 있는 음악이 나오네요.
가사, 같은 것이 흐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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