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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찾는 여정이었다.

문보영 - 책기둥

by 에라이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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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을 찾는 여정이었다. 시인의 시집을 펼쳤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아니 눈에 들어오지 않은 건 마침표였다. 그때부터 점으로 된 마침표를 찾기 시작했다. 설마 모든 시에 마침표가 없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에 스르륵 일부러 책장을 넘기기도 한참. 어딘가에는 마침표가 있었다. 읽던 위치로 돌아왔다.

시인 누구누구누구, 라는 말은 아무나 쓰면 안된다고 했다. 작가 누구누구누구, 는 누구나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시인은 허락받은 자에게만 허용된다고 했다. 사실을 찾아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여긴다. 어차피 시인의 모든 시는 사실이 아닌 사실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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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묘묘 나라의 명랑 스토리텔러. 작품 해설의 박상수(시인, 문학평론가)님이 이야기해뒀지만, 나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너무 기기묘묘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많은 탓이다. 평소에 시를 잘 읽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최근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아직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시를 읽으려 휴대폰에 시를 읽을 수 있는 어플도 깔았다. 몇 번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시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쓸 거리가 없다. 시인의 시를 한 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마침표가 없어 끝마친 시도 없었다. 마음대로 접어두고, 마음대로 적어뒀다. 나중에 다시 읽기로 했다.

차라리 쉽게 쓰여진 시였다면 쉽게 읽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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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영 시인은 무엇을 가지고 싶으냐 물었다. '화'를 가지고 싶다고 했다. 화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시인의 모든 화를 주겠다고 했다. 시인이 좋아하는 짜장면과 탕수육도 같이 선물해줬다.

그리고 주목받는 한 해까지.

시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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