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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Apr 15. 2018

점을 찾는 여정이었다.

문보영 - 책기둥

점을 찾는 여정이었다. 시인의 시집을 펼쳤을 때 눈에 들어온 건, 아니 눈에 들어오지 않은 건 마침표였다. 그때부터 점으로 된 마침표를 찾기 시작했다. 설마 모든 시에 마침표가 없는 건 아니겠지, 라는 생각에 스르륵 일부러 책장을 넘기기도 한참. 어딘가에는 마침표가 있었다. 읽던 위치로 돌아왔다.

시인 누구누구누구, 라는 말은 아무나 쓰면 안된다고 했다. 작가 누구누구누구, 는 누구나 될 수도 있다고 했다. 시인은 허락받은 자에게만 허용된다고 했다. 사실을 찾아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여긴다. 어차피 시인의 모든 시는 사실이 아닌 사실을 이야기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니.

기기묘묘 나라의 명랑 스토리텔러. 작품 해설의 박상수(시인, 문학평론가)님이 이야기해뒀지만, 나는 그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너무 기기묘묘해서 이해하지 못하는 바가 많은 탓이다. 평소에 시를 잘 읽지 않기도 했다. 그래서 최근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제목의 드라마가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아직 드라마를 본 적은 없다. 시를 읽으려 휴대폰에 시를 읽을 수 있는 어플도 깔았다. 몇 번 보지도 않았다.

그래서 시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쓸 거리가 없다. 시인의 시를 한 편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마침표가 없어 끝마친 시도 없었다. 마음대로 접어두고, 마음대로 적어뒀다. 나중에 다시 읽기로 했다.

차라리 쉽게 쓰여진 시였다면 쉽게 읽기라도 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문보영 시인은 무엇을 가지고 싶으냐 물었다. '화'를 가지고 싶다고 했다. 화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고 했다. 시인의 모든 화를 주겠다고 했다. 시인이 좋아하는 짜장면과 탕수육도 같이 선물해줬다.

그리고 주목받는 한 해까지.

시 이야기는 그 다음에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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