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런 날 있잖아. 다른 사람한테 내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지는 못하겠는데 그냥 위안을 얻고 싶은 날.
사실 힘든 일이 있다는 것도 힘들지만, 어떤 누구한테도 위안을 얻을 수 없을 것 같을 때가 제일 힘들잖아. 나는 그럴 때 노래를 들으면서 위안을 얻었어. 우리가 힘들 때 병원에서 링거를 맞는 것처럼 귀로 흘러 들어오는 노래가 내 마음에 링거가 되어 주었어.
그러다가 어느 날부터는 혼자 보는 블로그에 나한테 힘이 되는 노래의 제목과 좋아하는 가사 속의 문장들을 적어두기 시작했어. 주제가 내가 힘든 일과 관련이 된 내용의 노래가 아니어도, 좋은 노래는 노래 그 자체만으로도 위안이 되더라고. 어떤 노래는 Verse 1 시작할 때 부르는 사람의 낮은 톤이 좋아서. 또 어떤 노래는 Pre-Chorus 1의 가사가 마음을 울리도록 공감이 되어서. 또 다른 노래는 Chorus를 들을 때 아름다운 세계 안에 들어가 있는 기분이 들어서. 또 어떤 노래는 Rap Verse 2의 랩이 따라 하고 싶게 멋있고 그림을 그리고 싶게 해서. 이유는 정말 다양하고 많았어.
그때 느꼈어. 노래 같은 예술은 접하는 사람의 마음에 어떻게 울려 퍼지는지에 따라서 수백, 수천 가지의 온도와 색깔과 크기로 다가갈 수 있겠구나 하는 걸. 그런 점에서 예술은 만들어질 때 한 번, 받아들여질 때 한 번. 이렇게 두 번의 탄생을 하는 건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
그때부터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 참 대단한 일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도 창작물을 만들어 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 그리고 어느새 나는 그림을 그리고 글을 적고 가사를 적고 있었어.
나한테도 언젠가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내 글, 그림, 노래가 마음에 위안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누군가로부터 들을 수 있는 날.
자그마한 바람이지만 어쩌면 나한테 소중한 꿈의 씨앗이 생긴지도 모르겠어. 그리고 내 꿈이 예쁜 꿈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말과 마음이 물과 햇빛이 되어서 내 꿈을 크게 키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 어쩌면 그 꿈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
왜 그런 날 있잖아. 다른 사람한테 내 이야기를 자세하게 하지는 못하겠는데 그냥 위안을 얻고 싶은 날. 누군가에게 그런 날이 있다면 나도 위안을 줄 수 있으면 좋겠어.
_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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