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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Sep 24. 2020

미니델피늄(행복하게 해줄게요) - 집.zip

그리고_미니델피늄

미니델피늄의 꽃말은 '행복하게 해줄게요' 라고 해. 나는  '집'처럼 편하고 늘 제자리에 있는 존재가 되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미니델피늄은 꽃말의 의미가 좋아서 꽃다발을 선물로 줄 때 인기가 많은 꽃 이래. 이번 주말엔 나도 이 꽃을 사볼까? 꽃말이 예뻐서,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생각해 봤거든. 같이 어디든지 떠나 볼까, 요리를 해줄까, 선물을 줄까...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때 뭐 때문인지 잘 알고 있어야 행복하게 해 줄 수 있겠다 싶은 거야. 그래서 가족들이 언제 행복한지 떠올려 봤는데... 한참을 멍만 때렸어. 정말 잘 모르겠는 거야. 엄마는 언제 행복할까? 아빠는? 동생은? 어렴풋하게 추측할 뿐이었는데 내가 그중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게 몇 개나 될까 싶었어. 다음에 모였을 때 언제 행복한지 적어보자고 해야겠어.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만큼 큰 가치가 있는 일은 없을 거야. 물론 사랑하는 사람은 옆에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되고 행복이 되기는 해. 그렇지만, 미니델피늄의 꽃말을 제대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행복할 때 뭐 때문인지 관심을 가지고 행복의 이유 리스트를 계속 업데이트시켜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싶었어. 


행복의 이유 중에 내가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 나는 '집'처럼 늘 한결같은 존재이길 바라. 행복과 행운의 행은 같은 한자인데, 행복(幸福)의 복(福)은 '복 복, 간직할 부'이고 행운(幸運)의 운(運)은 '옮길 운'이더라고. 간직할 수 있는 게 행복, 옮겨 가는 게 행운인 걸까. 심리학에서도 기쁨은 일시적인 긍정적인 감정이라고 보지만 행복은 긴 시간 동안 기쁜 감정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있는 거라고 이야기해. 그래서 나는 행복은 '간직할 수 있는, 늘 제자리에 있는, 집 같은 존재'라는 생각을 했어. 그러니까 나는 '집'처럼 늘 한결같이 제자리에 있는 편안한 존재가 되어서, 행복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


내가 작년 겨울에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짧은 글 중에 집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들려줄게.


……


"나이가 들수록 지켜야 하는 규칙들이 늘어나고 짊어져야 하는 책임감이 더해지고 충족시켜야 하는 기대감이 높아질지도 몰라. 어른이어야 하는 부담감은 밖에서만도 충분히 크니까. 만약 내가 너의 집이라면, 이 집은....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한 무게감은 어깨에서 내려놓고 편안하게 마음을 놓고 쉬기만 할 수 있는 곳이기를... 무리하지 않는, 너무 철저하지 않는, 너무 긴장하지 않는, 편안하게 꿀잠 자는 그런 공간. 가장 너다운 모습으로 마음대로 있어도 되는 곳이기를 바라. 왜냐하면 집은 너의 그런 모습을 가장 아끼고 가장 사랑하니까."

미니델피늄의 꽃말은 '행복하게 해줄게요'라고 해. 그러니까 내 말은, 내가 '집'처럼 늘 한결 같이 제자리에 있는, 또 편안한 존재가 되어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뜻이야. 집에 네가 들어와 줘.


_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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