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지막이 하루를 시작했지만 상쾌하진 않다. 건물이 울릴 만큼 진동이 울렸고 소음도 심했다. 계속되는 건물 옆 공사장 소음인 줄 알았더니 몇 층 아래에서 들리는 소음이었다. 토요일에! 이 아침에! 그리고 계속해서! 썩 기분 좋지 않은 시작이었지만 다시 잠에 들었다. 그리고 같은 소음에 잠에서 깼다. 점심이나 먹어야겠다며 소바와 떡갈비를 준비했다. 평소 2배의 양으로 만들었다. 먹으면서 점점 불쾌해졌다. 소바 장국의 비율을 잘못 맞추기도 했고, 양이 많아서 더부룩해진 탓도 있었다. 그제부터 먹고 싶다 생각했던 걸 먹다 보니 욕심을 부린 게 화근이었다. 집이나 가야겠다고 나섰다. 아, 여기서 집은 부산 고향집이다. 비행기표를 검색하였다. 더 저렴한 비행기표를 찾다가 시간이 흘렀다. 티켓 가격은 점점 비싸졌다. '시간이 돈이다.'라는 격언을 이례적으로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속이 좋지 않았다. 어지러웠다. 방 안, 사람 많은 지하철, 좁은 LCC 기내석. 넓은 곳에서 마음껏 숨 쉬고 싶어 졌다. 부산으로 향하는 중이다. 집 근처의 공원이 떠올랐다. 내일은 공원 벤치에 가서 크게 숨을 한번 내쉬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