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 왔다. 한적한 공원은 아니었다. 이미 좋은 자리는 사람들이 다 차지한 상태였다. 기억하던 공원의 모습은 한적 그 자체였지만, 그 기억은 이미 몇 년도 지난 기억이었다. 햇빛이 그대로 들어오는 벤치에 자리 잡았다. 자전거 바구니와 겉옷을 콜라보 하여 간신히 눈에 비치는 햇살만 가렸다. 나머지는 아, 뜨거워.
옆으로 자전거를 열심히 타는 듯한 아저씨 일행이 "한 번 누워 보자" 하시며 눕는다. 사이클 풀착장. 뭔지 알지? 그래도 뻥 뚫린 공간에 오니 시원한 느낌이 든다. 원래 이런 공간 벤치에서 낮잠을 자는 낙을 누렸더랬지. 학교를 졸업하며, 코로나가 터지며 그런 낙을 즐길 공간과 시간은 찾기 힘들어졌지만 말이다. 잠시 평소에 고민하던 것들은 두고 광합성의 시간. 그런 뒤에 다시 정리하도록 하자. 그렇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