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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Nov 06. 2020

아웃 오브 안중, 아웃! 오늘의 컨트롤.

왜 이렇게 덥지? 나만 더운가? 다들 괜찮은가? 하며 둘러보니 역시 혼자 반팔이다. 왜 이리 몸에 열이 많은건지. 아직까지 나만 반팔인 이유는 무엇인지. 그래서 열심히 찾아온 독서실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집으로 나선건지. 집으로 돌아와선 역시 책 펴고 공부하기 쉽지 않다. 열이 난다. 열이 나.

공부를 시작했다. 책값으로만 30만원을 지른 것 같다. 자격증 시험이며, 지금까지 접하지 않았던 과목을 접해야 한다. 두꺼운 책을 두고 공부하려는데 너무 더웠다. 피곤했다. 마스크까지 끼고 있으니 답답했다. 매일 50쪽씩은 봐야 하는데... 진도를 안 내면 힘들텐데...

집으로 돌아와 옷가지를 벗어 헤친다. 가장 편한 옷차림으로 바꾼다. 마스크는 진작 벗었다. 후, 이제 살 것 같다.

학창 시절엔 학교에서 주로 공부했다. 주말에도 학교에 나가는 일이 다반사였고, 그때마다 학교의 주인이 되었다. 친구들은 오지 않는 주말의 학교. 마음 편하게 자리를 잡고 공부 할 수 있었다. 옆 책상에 가방과 옷가지를 둬도 상관 없었다. 자고 싶다면 편하게 엎드려 잠들어도 괜찮다. 음악을 틀거나 슬리퍼를 끌고 밖으로 나돌아도 된다. 아, 이것이 자유! 그러고 보니 나는 이렇게 내 마음대로 점유하는 공간을 사랑했다. 고등학생 때는 학교 정독실이나 교실. 군대에서는 회의장비실. 대학생 때는 휴게실이나 빈 강의실이 그랬다. 그리고 직장인이 된 지금은, 독서실에서 그 해답을 찾으려 했는데... 너무 덥다!

이 겨울에 더위 타령이라니. 이건 전부 지구온난화 탓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덥다니.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내 모습에 무신경하다. 그렇다고 이 공간을 내 마음대로 할 수도 없다. 겨울이니, 춥다고 하니, 독서실의 온도를 올린다. 그러면 나는, 덥다. 더위에 허덕이는 1인은, 알아서 하시오. 아웃 오브 안중이요. 아웃! 오늘의 컨트롤이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집으로 온다. 이제 모든 것들을 컨트롤 할 순 있다. 근데 나 자신이 컨트롤 안 된다. 후, 아웃! 오늘의 컨트롤. 그래도 더우니 어쩔 수 없었다. 책은 내일 다시 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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