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변하지 않은 내 자리에 대해, 그 자리에서 하는 업무에 대해 고민했다. 올 한 해가 6개월이 지났고, 울리는 전화를 모두 처리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비운 탓에 받지 못한 팀원의 전화를, 자리에 남아 끊임없이 업무를 처리하던 내가 처리하지 못했음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한다.
6개월 동안 다이렉트로 꽂힌 전화의 통화량을 더했더니 52시간이 넘었다. 다른 사람이 돌린 통화량과 내가 발신한 통화량은 더해지지 않은 수치다. 그 시간까지 더해지면 80시간은 되리라.
나는 기계적으로 같은 말을 반복하면서, 본인이 이해하지 못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의 불만과 고성을 듣는다. 그들이 원하는 대답은 그들이 말하는대로 조아리며 반복하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 말을 해주면 본인은 한없이 너그러우니 이해해준다는 말로 에헴, 전화를 끊는다. 그런 시간이 80시간 중 10%는 되리라.
그 덕에 '딴생각'에 대해 생각한다. 이런저런 형태로 2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사이드 프로젝트가 그렇고, 여기저기 지뢰를 흩뿌리는 글쓰기가 그렇다. 20억을 모을 것이고, 월 800만원의 파이프라인을 만든다는 말도 그렇다. 거기에 'J님에게' 온 손편지도 있다.
1.0의 시력이 0.3-4가 되는 덕에, 종일 같은 말을 반복하느라 퇴근하면 항상 진이 빠지는 덕에, 그런 덕에 '딴생각'을 한다. 고마운 일이다. 그 고마움은 10년 안에 '회사원'을 청산하는 것으로 갚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