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름이 중복될 수 없는 세상이라면?
[3번째 글쓰기 강연 - 상상하는 글쓰기]
#글이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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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많이 하면 안면근육이 당긴다. 40통 정도의 전화를 쳐내느라 진이 빠져 더 말하자면 입만 아프다. 그래도 퇴근 후 곧장 합정으로 향했다. 글쓰기 강의 3번째 시간을 진행하기 위함이다.
'만일 ㅇㅇ라면?'이라는 가정에 상상을 더하는 글쓰기를 주제로 던졌다. 대학 새내기 시절 수강한 수업에서 해본 적 있는 글쓰기를 차용한 것이다. 당시에 썼던 글은 교수님께서 개인 블로그에 '당장에 영화로 만들어도 가능한 이야기'라며 극찬해주셨다. 그 가정은 '만일 이름이 중복될 수 없는 세상이라면?'이다. 글의 제목은 <더 네임>.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알려주는 걸로. 정리하는 와중에도 힘이 든다. 2시간 동안 글쓰기 강의 참여자들과 이야기할 땐 힐링이었지만 끝나니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물리적인 지침인가보다.
- 만일 수족관 속의 생각 많은 해파리라면?
- 만일 영화 속 세상에서 살 수 있다면?
- 만일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 만일 불행으로 사람들의 등수를 매긴다면?
- 만일 내가 화장실 거울이라면?
- 만일 내가 몇 만 명 관중이 모인 무대 속 가수라면?
참가자들이 미션으로 가져온 가정들이다. 그리고 이 가정으로 스토리를 풀어내는데 1주차, 2주차, 3주차로 이어지면서 점점 글의 분량이나 피드백이 늘어나는 게 보였다.
생각 많은 해파리는 자신의 90퍼센트 이상이 물이라는 사실을 들으며 생각에 빠지고, 헤르미온느의 친구인 화자는 귀지맛 캔디를 먹는다. 신호등의 입장에서 지켜본 세상은 신이 없어 그런가 무질서 자체였고, 불행으로도 등수에 들지 못한 주인공은 슬퍼한다. 화장실 속 거울은 하루 2번 깨끗해지고, 관중들 앞 무대에서 소녀는 자신을 향해 응원을 보낸다.
글을 읽는 동안 빠져들었다. 나도 작품을 감상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하는 글쓰기 강의는 즐겁다. 이제 다음은 마지막 시간, 앞에서의 글쓰기를 리뷰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예전으로 치자면 책걸이를 하는 셈. 역시나 줌으로 진행될 것 같지만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오늘은 일단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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