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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라이세이 Jul 14. 2021

책 속의 주인공은 더이상 늙지 않는다.

청년강사랑 2주차 <저랑 브런치 하실래요? - 나의 옛날 이야기>

#사진이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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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간다고 생각하시나요? 과거의 시간은 어떻게 될까요?'로 시작한 질문은 과거의 시간은 책장에 꽂힌 책들처럼 어딘가에 머물러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그 책들 속 주인공은 늙지 않는다고. '짱구는 못말려'의 짱구도 계속해서 5살이지 않던가.


K도 그렇다. 야구를 좋아하던 땅꼬마 그 아이는, 내가 28살이 되는 와중에도 17살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고등학교가 달라지며 보지 못한 K는, 야구하던 땅꼬마의 모습 이후엔 보질 못했다. 지금도, 앞으로도 보지 못한다. 그 모습에서 더이상 늙지 않, 아니, 못한다. 지금 이 세상이 아니라 내 머릿 속 책장 어딘가에 꽂힌 주인공으로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마포 오랑 청년강사랑 글쓰기 수업 <저랑 브런치 하실래요?>의 2주차는 '나의 옛날 이야기'로 꾸려졌다. 각자의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아이템을 챙겨와달라는 말에 참가자들은 어린 시절의 사진, 알바의 추억이 있는 버거킹, 대만 여행에서 산 팔찌, 육두막 카메라, 캐나다 거지에게 선 산 초상화, 바리스타의 불화로 알바가 된 카페 사진을 챙겨와주셨다.


그리고 그 아이템에 담긴 이야기를 글로 풀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탓에 줌(온라인)으로 진행된 수업은 어색한 부분이 많이 있었다. 그래도 무사히 2시간을 가득 참가자들의 이야기로 채웠다. 글쓰기 수업이라지만 사실상 글쓰기 소모임 느낌인 시간. 내가 무언가를 알려준다기 보다는 이야기 주제를 던지는 시간. 그런 시간이라도 참가자들이 괜찮게 느꼈길 바랄 뿐이다.


다음 주엔 '만일 ㅇㅇ라면'이라는 '만약에' 가정에서 시작하는 상상 글쓰기를 할 예정이다. 대학 수업 시간에 했던 경험이 있는 글쓰기다. 시간이 흐른 뒤에 알았지만 이때 나의 글쓰기에 대해서 교수님은 개인 블로그에 언급하셨다. 당장 영화화 할 수 있는 글이라고. 하지만 아직 영화화 되지 않은 소재로 남아있다. 아, 그렇다면 이걸 지금이라도?!? 그건 우선 청년강사랑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 고민해봐야겠다. 어쨌든 무사히 2주차가 지났다. 더운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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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강사 #강사 #글쓰기 #브런치 #brunch #수업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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