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라이세이 Oct 31. 2021

창작연습생입니다. 지망하는 대신 연습합시다.

종종 주말에도 일을 나갔으면, 하는 생각을 한다. 복에 겨운 소리지만 주말에 한없이 게을러져 잠이나 쭈욱 자다가 저녁에서야 뒷북치고 후회할 바에야 말이다. 아마 주말이 따로 없는 농부의 삶을 어린 시절 내내 봐온 탓일지도 모르겠다. 월화수목금 회사일을 하며 각종 전화에 치이며 주말을 기다리지만 주말이라고 해서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 차라리 주말에 할 일이 있으면 좋겠다. 근데 그게 회사 일은 아니었으면 한다. 회사에서의 일은 대개 다른 사람들이 수습하지 못한 일을 뒷처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딜레마다. 주말의 일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하지만 정작 실행에 옮기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 확실히 게을러졌다. '연습생'이라는 표현에 관심을 갖는 요즘이다. 주로 아이돌 데뷔를 꿈꾸는 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이들을 지칭하는 단어다. 다른 직업에 대해선 주로 '지망생'이라는 표현을 쓰는 데 반해 그 업종의 사람들은 '연습생'이라는 말을 쓴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연습생에겐 '연습'의 숙명이 있다. 기한은 무한정. 될 때까지 계속 연습생이다. 그 숙명에 따라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른다. 끊임없이 연습하는 가운데 행운이 뒤따라 주어야 한다. 지망생은 무언가를 지망한다. 그를 위해서 글을 쓰고, 공모전에 참가한다. 당선이 되면 그때부턴 지망생 타이틀을 버리고 그 직업인이 된다. 둘 다 연습하고, 혼자만의 힘으로 역부족인 현실이다. 그런데 말이다. 지망생에게도 '연습'의 숙명이 있을까? 문득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바라긴 하옵건대 연습은 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은가. 나의 지금 처지가 그렇다. 바라긴 하옵건대....... 그래서 연습생에 대해 생각한다. 바라는 바를 위해 연습한다. 훈련한다. 생각한다. 고민한다. 애쓴다. 그렇게 하지 않은 지 오래다. 그래서 연습생이 될 방도를 찾아본다. 무슨 연습생이 좋을까. 글을 쓴다. 재테크를 공부한다. 후배에게 나의 노하우를 전한다. 분명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세상에 내놓기 위해선 가공이 필요하다. 일정 분량 이상으로 창작해내기. 그래서 지금은 창작연습생이 알맞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그때는 감당했고, 지금은 간당하지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