꿉꿉하다. 세탁기를 돌린 세탁물을 건조대에 널기 귀찮다고 건조기에 돌렸다. 돌기고선 한동안 까먹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건조기를 열어 세탁물을 꺼냈다. 빨래가 다 마르긴 했지만 꿉꿉했다. 냄새가 났다. 건조기에 있던 먼지통을 제대로 비우지 않은 탓이다. 적당한 때에 빨래를 빼지 않은 탓이다. 빨래가 꿉꿉하다. 스믈스믈 냄새가 올라온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귀찮다며 미룬 탓이다. 조금 귀찮더라도 세탁기가 다 돌면 곧장 빨래를 빼내야지. 내가 잘못했으니 냄새를 감당하거나 빨래를 다시 할 수밖에. 일단은 감당해보기로 한다. 대신 다음번엔 곧장 널기다. 건조대의 먼지는 곧장 빼기다. 그래도 하나 변명을 하자면, 먼지 필터의 위치를 잘못 기억해서 애먼 곳에 먼지가 쌓이는지 몇 번이고 살폈다. 거긴 당연히 먼지가 쌓일 턱이 없지. 그마저도 꿉꿉하다. 꿉꿉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