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아들한테 전해 듣고 서둘러 우리 내외는 문병차 병원으로 향했다. 자리에 누워계신 야윈 모습을 뵈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아 간신히 참았다.
사돈어른은 오랜 기간 당뇨병으로 투병 중이신데 혈액이 탁해 혈관 확장 수술도 하셨고, 눈 수술도 수차례 하셨는데도 시원치 않으시다. 입원 중에도 한동안 당 수치가 떨어져 걱정하는데 병원 쪽에선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성화란다. 이런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수 차례 항의를 하고 나서야 겨우 수그러졌다니, 환자가 병이 났으면 어떻게든 고쳐 보려고 하는 게 아니라 환자를 내보내려고만 하니 무슨 이유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사돈 양반 병 수발드시는 안사돈도 많이 수척해지셨고, 우리를 보시고 눈시울이 붉혀진다. 사돈어른께서는 입원 퇴원을 수없이 하다 보니, 간 병 하시느라 지칠 대로 지치신 안사돈 안색에 마음이 짠~하다. 병환이 쾌차하시기만을 두 손을 모아 본다.
사돈 내외분께선 외손인 쌍둥이 손자 손녀를 핏덩이 적부터 길러주시기 위해 딸 집으로 자청해서 들어오셨다. 아이들 기르시며 지금까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하고 계시다. 아이들은 자라서 올해로 대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어린이집, 유치원을 마칠 때까지도 승용차로 싣고 두 분이 매일같이 등하교를 시키셨고, 그뿐만이 아니고 아이들이 감기라도 걸리면 병원에 가는 일도 허다했는데 둘이다 보니 두 분이 함께해야만 했다. 많이 힘드셨을 텐데 우리와 만나면 힘들다는 말씀은 전혀 없으시고 오히려 아이들 칭찬하시기에 바쁘시다. 아이들이 인사성이 바르고, 두 녀석이 한 번쯤은 크게 다툴 법도 한데, 그런 적이 한 번도 없었고 예의도 아주 바르며 공부도 잘한다고 칭찬 일색이다. 우리 듣기 좋으라고 하시는 말씀은 아닐 테지만, 우리 만날 때마다 하고 또 하고 두 번 세 번을 하셔도 기분이 좋기만 한 것이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 하지 않던가. 기르느라 온갖 고생하신 사돈 앞에서 마냥 좋아할 수만 없는 것이
우리가 친손자 손녀를 마땅히 길렀어야 했는데, 두 분 사돈께 미룬 것이 지금에 와서 보니, 많이 염치가 없어 죄송하단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 고생하시며 혼신의 힘을 다 바쳐 기르시고, 올곧게 가르치신 덕분으로 영민하고 어디다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만큼, 성장한 아이들을 보면서 사돈 두 분께 깊은 고마움과 감사의 마음을 잊지 못한다.
이토록 훌륭하신 사돈 분들이 어디 또 있을까? 생각해보면 우리와 사돈으로 인연이 되어주신 것도 큰 복이라 여겨진다. 이제는 아이들도 자랄 만큼 자랐고 사돈끼리 여행도 하고, 맛집을 찾아다니며 맛있는 식사와 정담을 나누려고 했는데…. 이렇게 자리보존을 하게 되시다니 자주자주 모셨더라면 하는 마음으로 많은 후회와 아쉬움뿐이다.
3년 전이었나 날을 잡아 사돈지간에 꽃구경 하자며 떠났던 그때를 아련히 떠올려본다. 하늘에서 별이 쏟아진 듯 온갖 꽃들의 향연에 초대받은 날처럼 기쁨 환희 그 자체였다. 모아든 상춘객들의 모습에서도 기쁨이 넘쳐난다. 마땅한 곳에 자리를 펴고 앉아 두 집이 준비한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손자 손녀 이야기 세상사 이야기로, 온갖 시름 다 잊어가며 정담을 나누었던 것이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게 됐다.
지금도 새로 발(足) 병이 생겨 균을 죽이는 치료로 하루에 두세 번씩,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참아가며 하루하루 힘겹게 보내신다. 참으로 다행인 것은 환자분이 강한 의지와 인내심으로 이겨내려는 모습이다. 이를 지켜보는 이들은 눈물겹고 짠하기만 할 뿐이다.
자손들의 효심과 안사돈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훌훌 털고 일어나셨으면 하는 기적 같은 요행을 바라는 마음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