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너를 알 수는 없지만, 너와 난 서로 많이 다르지만..."
여자가 남자를 처음 만난 것은 다른 날에 비해 특별할 것 없던 날이었다. 여자는 오전 수업이 없게끔 성공적으로 수강신청을 한 자신에게 거듭 칭찬을 하며 느즈막히 일어나 느즈막히 밥을 먹고 어차피 잘 보일 사람도 없으니 적당히 화장을 하고 옷을 입고 집을 나섰다.
마지막 학년이라 졸업 논문 준비 하랴 취업 알아보랴 영어 점수 만들랴 심적 여유는 없었지만 미리 졸업학점을 거의 채울 정도로 매 학기마다 이수 학점을 꽉 채워 들었으므로 수업 자체는 몇 개 없어 널널했다. 다른 날도 1교시 수업을 듣는 날은 없었고 심지어 오늘은 아예 공강이었지만 기숙사에 사는 친구와 약속이 있어서 약속 이후 도서관에서 책이라도 읽을 겸 해서 집을 나서는 거라 여자는 여유로운 걸음으로 지하철 플랫폼에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역 안은 정말 한가로웠다. 그래. 그냥 정말 별다를 것 없는 특별한 날이었다. 그래서 여자는 역에서 내려 교통카드를 찍고 출구로 걸어 올라갈 때까지도 남자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남자는 피곤했다. 진짜 너무 피곤했다. 아침에 중간고사 시험이 있었는데 남자는 솔직히 그동안 시험공부를 열심히 안 했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에 시험을 친 후 집에 가서 잠들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시험은 무난하게 친 느낌이었지만 남자는 사람이 안 하던 짓을 하면 죽을 때가 된 거라고 속으로 끊임없이 어젯밤의 자신을 후회했다. 새벽에는 카페인이 가득한, 잠을 깨워준다는 음료도 한 캔으로 부족할 것 같아 한 캔 받고 한 캔 더 먹었다. 음료는 확실히 잠을 오지 않게는 해 주었지만 피곤함을 없애 주지는 않았다. 유사품으로 실리콘 처리로 절대 벗겨지지 않는 덧버선 - 다만 흘러내려가지 않는다고는 안 했다. - 이 있겠다.
남자는 시체나 다를 바 없는 몰골로 지하철을 탔고, 중간에 한 번 갈아타야 해서 좀비처럼 힘없이 걸어서 환승 플랫폼에 있는 여자의 뒤에 섰다. 따스한 햇살이 남자의 몸을 나른하게 만들었고 남자는 지하철을 타면 잠깐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잠시 후 지하철이 왔고 멍하니 자리에 앉은 남자는 앞에 서있던 여자가 자신의 맞은편에 앉는 것을 보았고, 그 순간 잠이 깼다.
이상한 남자였다. 뭔가 번호를 물어보려는 것 같기도 한데 일단 얼굴도 스타일도 여자의 타입이 전혀 아니었다. 그런데 남자는 번호를 묻지 않고 자꾸 자기가 어떻게 해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의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놓았다. 아니 글쎄 안 물어봤고 안 궁금하다니까...
하지만 여자가 말할 틈도 없이 남자는 여자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지하철에서부터 계속 봤고 자기 집인 안양역을 지나쳐 여자가 내린 수원역까지 왔다는 이야기를 막 하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 옆에서 와르르하고 뭔가 쏟아지는 소리가 났다.
웬 구부정한 할머니가 종이 박스를 안고 계셨는데 그 밑이 터졌는지 내용물들이 떨어져 여기저기 흩어져 버린 것이다. 저런, 안됐다 라는 생각을 하고 여자가 다시 돌아보았을 때 남자는 거기 없었다. 다시 할머니 쪽을 바라보니 조금 전까지 여자에게 말을 걸던 남자가 그곳에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가방 속에 왜 그런 게 들어있는진 모르겠지만 남자는 커다란 비닐봉지를 꺼내 물건들을 담아 할머니 손에 쥐여 드리고는 여자에게로 다시 왔다. 정말 이상한 남자였다.
남자는 지하철에서 계속 고민했다. 내려야 할 역은 가까워 오고, 여자는 도무지 내릴 기색이 없다. 말을 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한참 고민했다. 건다면 어떤 식으로 걸지도 고민했다.
'이런게 인터넷에서 본 '헌팅'이라는 건가? 나도 그런 걸 해보게 되는 건가?'
'여자들은 이렇게 하는 남자를 되게 가볍게 본다던데 말 걸어도 되는 건가?'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내려야 할 역을 지나쳐버렸다. 남자는 이왕 이렇게 된 거, 잠도 못 자서 정신도 없는데 남자답게 지르자고 결심했고 여자가 내릴 때까지 기다려 마침내 수원역 앞에서 여자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머릿속에서 생각했던 꽤나 그럴싸한 말들은 입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변질되어서, 말이 쓸데없이 길어졌다.
그 와중에 남자는 옆에 지나가시는 할머니가 들고 가시던 종이박스에서 물건이 흩어져서 곤란해하고 계신 것을 보았다. 남자는 아버지에게 우리 남자들은 항상 약자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고 어렸을 때부터 들어왔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아왔다. 전날 카페인 음료와 이것저것 간식거리들을 사서 가방 안에 넣어뒀었는데 그것들을 담아두었던 비닐봉지가 문득 떠올랐고 사방으로 흩어진 할머니의 물건들을 주워다가 봉지에 담아드리고 난 후에야 남자는 자신이 지금 헌팅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남자의 머릿속에서는 '망했다'라는 세 글자가 궁서체로 커다랗게 씌여지고 있었다.
여자는 처음엔 어이가 없었지만 계속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사실, 생판 남을 저렇게까지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말을 하다 말고 간 건 어이없었지만 여자는 그냥 저 남자가 착해서 그랬던 거겠지 하고 합리화해버리고 말았다. 남자는 할머니께 공손하게 인사까지 한 후 다시 여자에게 돌아왔다.
"아... 그러니까 제가 오늘 아침에 중간고사라 어제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고 시험을 치고 집에 가는 길이었어요. 제가 집이 안양인데 여기까지 왔거든요. 왜냐면 그쪽이 너무 예쁘시고 또..."
또 남자의 횡설수설이 시작됐다. 여자는 이쯤 되자 대체 언제 번호를 달라고 물어볼 건지, 그리고 그렇다면 줘야 할지, 거절해야 할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기... 총각. 여기... 여기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여자는 생각했다. 이 남자 머리 위에는 곤경에 처한 사람들만 볼 수 있는 'Helper', 또는 '도우미'표시가 씌여져 있는 게 분명하다고. 조금 전 말을 건 장본인인 할아버지는 남자에게 길을 물어보았지만 남자는 '저도 여기가 처음이라서요... 아하하하'라며 얼빠진 대답이나 하고 있었다. 핸드폰에 띄워진 지도를 보니 어딘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결국 보다 못한 여자는 할아버지에게 버스 정류장 위치와 타야 할 버스 번호, 내려야 할 정류장 이름까지 적어 드렸고 할아버지께서는 감사의 인사를 표하며 둘에게서 멀어져 갔다.
남자의 머릿속은 마치 컴퓨터 블루 스크린이 뜬 것 마냥 혼란스러웠다. 아마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나중에 기억을 못할 것이었다. 그 와중에 하필 길을 물어보는 할아버지까지... 대체 수원역은 곤경에 처한 사람이 뭐 이리 많은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드는 남자였다. 자기 대신 할아버지에게 길을 알려드린 여자가 다시 뒤돌아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조금 전 자기의 머릿속에 새겨졌던 '망했다'라는 궁서체 글씨가 아까보다 두 배 가량 커진 것을 느꼈다. 두 배 가량 커진 그 글씨들은, 이내 증식해서 남자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여자는 번호를 줘 놓고도 스스로에게 의문이 들었다. 남자는 얼굴도 옷 입는 것도 여자의 스타일이 아니었고 그나마 내세울 수 있는 게 있다면 큰 키와 꽤 탄탄한 몸매가 다였다. 왜 줬지? 집도 아닌데 먼 수원까지 왔다고 해서? 횡설수설하는 모습에 동정심이 생겨서? 남을 돕는 착한 모습이 마음에 들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모를 노릇이었다. 번호를 주고 돌아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남자에게 문자가 왔다.
"안녕하세요. 조금 전에 번호 받아 간 ㅇㅇㅇ이라고 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서... 횡설수설해서 많이 당황하셨죠? 그래도 저 생긴 게 이래서 그렇지 나쁘거나 이상한 사람 아니에요ㅠㅠ너무 경계하지 말아주세요..."
사실 헌팅을 당해보지 않은 건 아니었다. 번호도 몇 번 준 적 있지만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여자는 그런 남자들의 속내는 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적당히 이야기하다 끊곤 했었다. 그런데 남자의 문자는 지금까지 받아 본 문자 중 가장 서툴렀고 가장 정신이 없었다. 여자는 그런 남자의 말투에 웃음이 나왔지만 그래도 낯선 사람이니 조심하자고, 여차하면 연락을 끊으면 되는 거니까라고 생각한 후 답장을 보냈다.
남자는 다시 생각해도 자기가 어떻게 번호를 따게 된 건지 모를 노릇이었다. 다시 그렇게 해보라면 아마 못할 것이었다. 조금 전의 일인데도 기억이 잘 안 난다. 마지막에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여자에게 건넸고 여자가 번호를 찍고, 진동이 오는 것을 확인한 뒤 통성명을 한 후 헤어진 것만 어렴풋이 기억이 났다. 문자를 보내고 설레는 발걸음으로 집에 가기 위해 역으로 가는 동안 답장이 왔다.
"네 저는 ㅁㅁㅁ이라고 해요. 나쁜 분 같지는 않아서 일단 드렸는데... 아직 저는 길게 연락할 생각은 없어요. 경계를 바로 풀면 그건 그거대로 이상할 것 같네요."
핸드폰 액정에서 냉기 같은 게 뿜어져 나오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성공시킨 남자는 좀전의 피곤함은 어디 갔는지 싱글벙글 웃으며 패기 넘치는 답장을 보냈다.
"예 그러셔야죠 그럼! 그런데 그 경계 제가 조금씩 풀어 보일게요ㅋㅋ지금 말로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고 계속 얘기하면서 보여드릴게요! 그러니까 계속 경계해 주세요!ㅋㅋ"
맨 처음, 여자는 남자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며칠 동안 대화를 계속하면서 여자는 남자가 그렇게 나쁜 사람은 아니고 오히려 착하고 재미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애써 부정하려 했지만 그 생각들은 자꾸만 커져 갔다. 여자는 까칠했던 자신의 첫 문자를 웃어넘기며 호언장담하던 남자의 문자가 문득 생각났다. 하지만 연락을 끊고 싶지는 않았다. 오히려 만나기로 한 주말이 기다려지기까지 했다.
여자는 자기가 꽤 이상해졌다고 생각했다.
만나기로 한 토요일까지 3일을 남겨둔 시점, 남자는 남자의 가장 친한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기 위해 모든 사실을 밝혔고, 친구들은 신뢰감 0%의 표정으로 핸드폰 셀프카메라를 켜서 남자를 비춘 후 '너 자신을 알라'라고 대답하는 것으로 대표되는 갖가지 리액션들을 선보였다. 물론 그 난동은 남자가 여자와 나눈 핸드폰 문자 일부를 공개하며 금방 진압되었다. 그리고 남자는 자신의 무용담 아닌 무용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친구들에게 털어놓아야 했다.
결과부터 말하면 믿었던 친구들은 연애에 관련된 별다른 조언을 해 주지는 못 했다. 남자랑 그 친구들이랑 왜 친했겠는가. 만나서 뭘 해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할지에 대한 생각만이 남자의 머릿속에 가득했고 초조함 속에 토요일이 다가왔다.
첫 데이트가 으레 그렇듯 남자와 여자는 남들처럼 평범하게 밥을 먹고 카페로 가서 이야기도 나눴다. 이렇게 만난 사이라도 말이 잘 통할 수 있구나 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신기해했다. 카페에만 있기에는 날이 너무 좋다며 남자는 근처에 있는 공원으로 산책을 제안했고, 여자가 수락해 두 사람은 나란히 공원 산책길을 걸었다.
두 사람이 공원에서 무슨 말을 나누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공원을 한 바퀴 크게 돌아 나오는 길에서 서로의 손을 맞잡고 나온 것으로 보아 남자는 첫눈에 반한 이상형인 여자에게 자신의 진심을 온전히 표현했고 여자는 예상보다 빠르게 자신의 경계가 완전히 풀린 것을 인정하며 조금은 이상하지만 착하고 재미있는 이 남자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을 것이다. 맞잡은 손을 바라보며 멋쩍게 웃은 두 남녀는 앞으로 조금씩, 천천히 서로를 알아갈 것이다. 세상의 수많은 연인들이 그렇게 시작하듯이.
우연이란 그런 것이다. 어쩌면 그들은 간발의 차이로 그냥 스쳐 지나가 영원히 만나지 못 했을 수도 있었다. 지금까지 모르고 살아왔듯 앞으로도 모르고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우연은 두 남녀를 만나게 해 주었다. 다른 것으로 이걸 설명할 수 있을까 싶다. 그게 우연이 아니었다면 어느 누가, 어느 무엇이 이 상황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까?
사흘 전, 비가 많이 내렸었다. 적당히 선선한 기온과 적당히 축축한 습기. 해물파전에 시원한 막걸리가 미친 듯이 땡기는 저녁이었다. 화학공학을 전공했던 남자는 시험공부를 하고 있었지만 벤젠 고리가 파전으로 보이기 시작한 그 시점에서 필기 노트를 닫고 친구에게 전화를 해 학교 후문가의 술집에서 파전과 막걸리를 원 없이 먹었다. 집에 와서 시험공부를 하니 신기하게도 이해가 쏙쏙 됐다. 술을 먹고 공부를 하면 잘 된다던 선배의 말이 떠올랐다. 그렇게 남자는 뿌듯한 마음으로 잠들었고 일어난 후 간밤에 공부한 모든 것들을 깨끗하게 잊어버렸다.
사흘 전, 비가 많이 내렸었다. 학교 인근의 카페에서 친구와 수다를 떨던 여자는 문득 자신이 우산을 가져오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인근의 편의점으로 가보았지만 이미 우산은 발 빠른 이들에 의해 싹쓸이된 상태였다. 함께 수다를 떨던, 학교 기숙사에 살던 친구가 우산을 가져다 주지 않았다면 큰 곤경에 처했을 것이다. 집에 무사히 도착한 여자는 친구에게 감사의 표시로 밥을 사겠다고 했고 약속 날짜를 잡았다.
사흘 전, 비가 많이 내렸었다. 비가 내렸던 것은 단 하루로 이후에는 날씨가 맑았지만 비 때문에 처마 밑에 있던 상자는 많이 약해져 있었다. 할머니는 손녀딸에게 줄 약과를 예쁘게 포장해 상자에 담아 길을 나섰다. 상자가 약간 말랑말랑한 것이 느껴졌지만 약과가 무거운 것도 아니고 별문제 없을 거라고 생각한 할머니는 그대로 길을 나섰다.
사흘 전, 비가 많이 내렸었다. 좀처럼 감기에 걸리지 않는 부인이 감기에 걸렸다. 꽤 독한 걸 걸려온 모양인지 움직일 수조차 없단다. 그래서 할아버지는 늘 함께 가던 아들의 집을 혼자 찾아가게 되었다. 할머니가 길 안내를 하고 할아버지는 뒷짐을 지고 천천히 뒤따라 갔던 지라 늘 오던 역 주변도 낯설기 그지없었다.
그들이 우연히 모두 교차한 역 근처에서 어르신들은 한 남자에게 도움을 받게 되고 옆에 있던 여자가 남자에게 가졌던 경계심을 풀게 되는 것에 일조하게 된다. 이후 두 사람은 친근한 문자와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만나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으며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이루어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이후 태어날 아이와 그들이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많은 일들은 그날로부터 3일 전, 폭우가 쏟아지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것들이었다.
우연, 우리의 삶을 다채롭게 만들고 우리를 만나게 해준 건 바로 그것이다. 조금만 엇나갔다면 만나지 못 했을 너를 놓치지 않기 위해, 나의 과오로 놓쳤던 지난날의 인연들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나는 서두르지 않을 것이다.
그래.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몇 번을 펼쳐보았지 내 일기장 속에
수많은 너의 얘기들
참 사소한 작은 몸짓 하나에 의미를 둬
이상한 일야 이렇게 된 내가
한참을 바라보았지 옆자리에 앉은 너를
머뭇거린 첫인사에
하얀 손을 내밀어 주며 밝게 웃던 니 모습이
커다란 의미로 다가오네
아직은 너를 알 수는 없지만
너와 난 서로 많이 다르지만
시간이 점점 흘러간 그만큼
조금씩 이끌려 너에게
신기해 너라는 이름
아직 낯선 니가 마음속 한켠에 남아
어색한 니 장난스러움이 난 왜 이리 재밌는지
널 보면 웃게 돼 이상하게
아직은 너를 알 수는 없지만
(아직은 너를 알 순 없지만)
너와 난 서로 많이 다르지만
(너와 난 서로 다르겠지만)
시간이 점점 흘러간 그만큼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가끔은 길게 한숨을 쉬고
(아픔이 아물지 않은 표정)
지친 널 감싸 안을 내가 되었으면
아직은 너를 알 수는 없지만
너와 난 서로 많이 다르지만
(너와 난 서로 다르겠지만)
시간이 나를 스쳐간 그만큼
조금씩 천천히 너에게
(어느 날 문득 너에게 난)
한없이 이끌려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