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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돌아보면 Jan 23. 2018

헤어지지 못하는 남자, 떠나가지 못하는 여자

"누구의 잘못인지... 사랑하긴 하는데"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때를 돌아보면 같은 생각이다.

우린 젊었다.

뭔가 먼 미래를 같이 생각하고 이야기하기엔 너무 젊었다.

그렇지만 그런 생각조차 나지 않을 만큼

그때는 네가 너무 좋았다.

그리고 지금도 좋아한다.


참 감성적이었던 나는

내 젊음을 너에게 전부 바치려 했지만

참 이성적이었던 너는

몇 년만 기다려 달라며

어느 순간부터 우리가 늘 이야기하던 결혼을 7년 즈음 뒤로 미뤘다.


주변의 모든 사람은 한마음이 되어

나를 뜯어말렸지만 나는 굳건했다.

무조건 이 남자랑 결혼해야 한다고

온몸으로 외치고 다녔다.

가까운 미래라고 생각했던 것이

7년 뒤로 미뤄졌을 뿐이라고 여겼다.

그 7년 동안 너랑 뭘 할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시간은 콧노래를 부르며 빠르게 흘러갔다.

그랬었다.


그랬었는데


주변 사람들이 아닌 네가 직접 한 '그 말'

어느 누가 했던 말보다 내 안에 차갑고 진하게 파고들었고

내 마음은 식어버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너에 대한 내 마음이 식은 것은 아니고,

자신감으로 활활 불타오르던 내 마음이

쏟아져 내리는 차가운 현실로 인해 식은 것이다.


얼굴에 그대로 드러난 내 표정을 본 너는 사과했고

그날은 그렇게 넘어갔지만, 우리 둘 다 그날을 기점으로

뭔가 어긋나기 시작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너와 당장 헤어짐을 말하지는 않겠지만

'그 말'을 듣고 난 어젯밤,

너와 만나는 3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항상 너랑 뭔가를 할 생각에 들떠만 있었던 나는 처음으로

언젠가는 우리도 이별이란 걸 맞이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너의 이상과 나의 이상은

더는 동시에 공존할 수가 없게 되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은 내게

너와 함께하고 싶어 하면서도

그것을 바랄 수 없게 만들었다.



[리쌍 -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우린 삼백만원짜리 중고차로 함께

어디든 다녔지 남부럽지 않게

팔짱을 끼고 한장의 사진에 추억을 담고

밤잠을 설쳐가며 서로를 알아가고

내 꿈은 너의 미래가 되어

우린 서로를 따르는 한쌍의 아름다운 새여

채워져도 부족했던 사랑

다시 태어나도 만나고픈 사람

하지만 세월 앞에서는 역시

서로의 욕심을 이기지 못해

욕실에 홀로 앉아 우는 너의 울음 소리

나를 쏘아보는 눈초리

날이 갈수록 더 해 난 또 이별을 생각해 하루종일


태양은 뜨거운데 니 맘은 얼어있네

누구의 잘못인지 사랑하긴 하는데 baby

모든게 그대론데 우리는 변해있네

누구의 잘못인지 사랑하긴 하는데 baby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때론 너무나 바빠 너에게 미안해

지갑에 돈을 채우고 시간을 내

티나게 사랑을 표현 못해도

너와 함께 영화를 보고 밥을 먹으면

니 기분이 풀릴거라 여기던

내 생각은 또 빗나가

거리를 거닐며 너에게 장난을 쳐도

진부한 사랑 놀이

사랑은 한때 사랑은 이별과 한패

이별은 사랑을 데리고 가는데


태양은 뜨거운데 니 맘은 얼어있네

누구의 잘못인지 사랑하긴 하는데 baby

모든게 그대론데 우리는 변해있네

누구의 잘못인지 사랑하긴 하는데 baby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사랑은 한때 사랑은 이별과 한패

이별은 사랑을 데리고 간대

사랑은 한때 사랑은 이별과 한패

이별은 사랑을 데리고 간대


버리면 버려지는게 사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 꿈인데 니 손을 잡은 건

원하면 얻어지는게 사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모두 꿈인데 나는 벗어나지 못하네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헤어지지 못하는 여자, 떠나가지 못하는 남자

사랑하지 않는 우리 그래서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no~



사랑에 묶이는 남자는 약해 빠진걸까

사랑을 굶기는 남자는 무능력한걸까

비밀을 숨기는 남자는 나 뿐인걸까

사랑, 대체 왜 변하는걸까

리쌍 6집 'Hexagonal'(2009.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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