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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부스 Feb 13. 2022

기다림의 향연 부여 궁남지

백제의 향기를 찾아서

삼국시대에서 가장 먼저 전성기를 맞았지만 안타깝게도 가장 먼저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린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나라 백제. 충청과 호남지방을 기반으로 성장하였으나, 멸망 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동안 대한민국에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백제의 문화유산을 찾기도 힘들어서일까? 젊은층 사이에서는 백제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백제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였는가? 삼국시대 중에서 가장 예술과 미술이 뛰어난 나라였으며 그 기술을 일본으로 수출할 정도 예술의 나라 아녔겠는가? 화려하고 웅장한 전통문화유산도 좋지만 오히려 자연과 하나 되어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선조들의 지혜와 고전설화의 분위기를 느껴보고자 부여에 위치한 부여 궁남지에서 느꼈던 기분과 나의 당시 기분을 적어보고자 한다.(2021년 9월 방문)


*향연: 손님을 대접하는 잔치(네이버 국어사전)


처음 가보는 곳 부여

그동안 부여는 정말 지나가기만 자주 지나다녔을 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이었다. 광주랑 동탄을 자주 왔다 갔다 하며 천안-논산 고속도로를 다니면서 표지판에 부여군이라는 표시가 나타나면  '아 절반은 왔구나'라는 생각만 했을 뿐이었다. 그동안 부여는 필자에게 광주를 갈 때 지나갈 때 하이패스처럼 지나가는 장소 중 하나였던 것이다. 하지만, 부여를 가기 전 부여에 관한 이런저런 문화유산과 문화재 그리고 고전설화를 알아보면서 필자의 판단은 상당히 280% 정도 잘못했다는 깨우침을 알려주었다. 사실 '백제'하면 먼저 떠오르는 도시는 '익산'이었다. 속으로 '부여에는 뭐가 있겠어?'라는 생각을 했었지만 그 생각은 곳 필자의 a4용지 한 장 두께 같은 얕은 지식을 나타내는 생각이었다..


궁남지에 관한 이야기?

항상 문화재 그리고 문화유산 촬영을 가기 전에 장소와 관련된 고전설화를 조사한 후 찾아간다. 아무 정보 없이 찾아가서 그냥 이리저리 카메라 셔터를 누르고 돌아오는 것보다는 관련된 설화와 분위기 그리고 역사적 배경까지 알고 찾아가서 사진을 촬영하는거 하고는 하늘과 땅 차이다. 또한 촬영을 할 때 최대한 역사적 배경과 고전설화를 떠올리면서 촬영을 하면 더욱 피사체에 몰입하면서 깊이감 있고 좋은 사진이 나올거라 생각한다. 


부여 궁남지는 처음부터 연못이 아니었다고 한다. 원래는 별궁터였다고 한다. 부여 궁남지에 관한 설화를 설명하자면 우리에게 무왕보다 더 익숙하고 유명한 '서동'으로 알려져 있는 무왕의 어머님과 관련되어 있다. 서동(무왕)의 어머님은 당시 '무왕'의 부왕인 법왕의 시녀였다고 전해진다. 혼자 살던 중 용신과 통하여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그 유명한 백제의 무왕 '서동'이었다. 


신이 허락한 사랑 이야기

'서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선화공주'가 아닐까 싶다. 현대 시대도 아니고 그 옛날 옛적 삼국시대에 서로 적대국이고 과거에 칼날을 겨눴던 나라의 왕자와 공주가 만나 서로 사랑하는 이야기는 정말 기적같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불과 30~4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지역주의가 많이 남아있었다. 말 안 해도 다들 아실 듯싶다. 주인공은 바로 호남과 영남이다. 줄여서 영호남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정말 30~40년 전에 영남과 호남사람의 결혼은 손에 뽑힐 정도로 드문 경우였으며 실제로 엄청난 반대를 뚫고 결혼한 사이 아니겠는가? 옛날이야기도 아니고 불과 30~40년 전 이야기다. (지금은 오히려 지역주의가 사라지고 있어서 너무나도 좋다. 왜 좁은 나라에 서로 으쌰으쌰하면서 도와도 모자랄 판에 서로를 가르고 편을 나누는지 도저히 이해 못 하는 1人) 백제의 서동 그리고 신라의 선화공주.. 작가의 생각이지만 아마도 백제와 신라의 궁궐에서는 뒤집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서로를 향한 그리움과 애틋한 마음 그리고 간절한 사랑이야기를 바탕으로 궁남지를 더욱 아름답게 촬영하기 시작하였다.


예술의 나라 백제

너무나도 랜 시간이 지나버린걸까? 아니면 대한민국에 너무나도 많은 일들이 벌어진것일까? 백제에 관한 자료와 사료는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극히 드물다. 부여 궁남지는 자연과 어우러진 백제의 조경기술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이다. '일본서기'에 따르면 백제의 정원기술은 일본에 건너가 일본조경에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하니 자연과 하나 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볼 수 있다. 예전에 국사 공부를 할 때 국사 선생님께서 하셨던 말씀이 기억난다. "백제는 예술의 나라다. 신라, 고구려, 백제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최고의 조경 기술을 가지고 있었으며, 백제만의 디자인과 미적감각은 삼국중에서 최고였다." 필자가 느끼기에도 그렇다. 잔잔한 연못과 연못 물에 투영되는 아름다운 하늘과 구름은 나를 백제 부여 궁남지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어줬다.


기다림의 향연

카메라를 들고 궁남지를 천천히 돌고 있었다. 단순히 한 바퀴만 돈게 아니라 아마 10바퀴 정도는 돌아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궁남지만의 분위기를 느끼고자 천천히 궁남지를 걸어 다닐 때 물소리가 들려 연못을 쳐다봤더니 궁남지에서 분수가 시작되고 있었다. 분수가 시작하면서 궁남지의 느낌은 물속에서 용이 솟아오르는 느낌이랄까? 법왕을 기다리는 마음과 용신과 통하여 서동을 낳고 서동과 선화공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까지.. 마치 내가 고전설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었다.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지친 마음일까? 아니면 서로를 향한 애틋하고 간절한 마음이었을까? 궁남지에서 펼쳐진 분수를 바라보고 있으니 지친 마음도 달래주면서 동시에 더운 열기까지 동시에 식혀주었다. 가만히 앉아 사진으로 촬영하다 보니 분수는 더욱 세차게 나오기 시작하였고 용신과 통하는 서동의 어머니 이야기 그리고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의 모습이 투영된듯한 분수쇼가 시작되었다. 그렇다. 나는 고전설화의 한 장면을 분수쇼로 대신 관람하고 있었으며, 궁남지는 '왜 이제야 왔어?'라고 투정 부리는 듯한 느낌으로 더욱 세차게 물줄기를 뿜어내며 나에게 환영 인사로 분수쇼라는 공연을 보여준 것이었다. 이런 느낌을 받은 것도 서로를 향한 사랑이야기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기다림의 향연이라 제목을 붙였다.


분수처럼 화려한 날이 다가왔으면

지금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점 계속해서 코로나 확진자 신기록을 달성하고 있다. 금방 끝나버릴 줄 알았던 코로나 전염병은 1년, 2년을 넘어 3년 차에 들어서고 있다.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을 억울하게 강탈당하고 있고 코로나로 인하여 소상공인들 포함하여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시간은 마하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었으며 '코로나'라는 열차 탑승과 함께 끝없는 터널을 지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여기저기서 조금씩 희망적인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가 이렇게 긴 시간을 함께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모두 서로를 위로해주고 응원해줬기에 가능한게 아니겠는가? 하루빨리 이러한 암울한 날들이 사라지고 잃어버렸던 우리들의 소중한 일상을 마치 부여 궁남지의 분수처럼 환화게 돌아오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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