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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부스 Oct 10. 2022

야구선수 은퇴식에 다녀왔다 - 기아 타이거즈 나지완

나지완 선수 은퇴식

어릴  아버지는 항상 퇴근을 하시고 저녁에 거실에 앉아 티비로 야구를 시청하셨다.  처음에는 이게 뭐가 재미있나 했었지만 나도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시청했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나 또한 자연스럽데 아버지의 영향으로 당시 해태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응원하게 되었다. 지금도 야구장에 자주 가며 기아 타이거즈를 응원하고 으며 항상 내가 좋아하는 선수 유니폼을 입고 간다.


잠시 예전으로 돌아가 본다. 내가 본격적으로 커가기 시작할 때쯤? 세상 물정을 알아가고 있을 때라 표현하겠다. 당시 대한민국의 야구 인기는 절정을 달리고 있었다. 2006 WBC,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 등등 대한민국에서 야구 열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하였지만, 정작 내가 응원하는  기아 타이거즈의 성적은 밑바닥을 돌고 있었고  그대로 암흑기 시절을 보내고 있던 시절이 있었다.


2009 시즌 중반이 지나면서 기아 타이거즈는 거짓말처럼 1등을 달리기 시작하였고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치는 영광을 얻었다. 그리고 sk와이번스 ( ssg 랜더스) 우승을 놔두고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당시 해태 타이거즈부터 이어진 광주의 야구 열기는 뜨거웠으며 부자로 이어진 타이거즈 팬들은 비록 당시의 해태가 아니지만 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누구보다 간절히 응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시작된 한국시리즈.


당시 광주 무등경기장에서 열린 1,2차전은 홈팀 기아 타이거즈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3,4차전 인천 원정경기에서 2연패를 하며 한국시리즈 스코어 2:2 동점. 그리고 두 팀은 대망의 결정지 잠실경기장으로 향했다.

5차전 다시 기아 타이거즈 승리 하지만 6차전을 내어주며 3:3 다시 동점. 마지막 운명의 7차전까지 승부는 이어졌다.


초반에 sk에게 계속해서 끌려가며 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신인 아기호랑이이며 향후 타이거즈의 2루를 책임졌던 안치홍의 홈런을 시작으로 기아 타이거즈는 무섭게 따라붙기 시작하며 동점까지 따라붙었고 마지막 9  2 스트라이크 2 . 상대 투수는 sk 채병용 Kia타자는 나지완이었다. 투수를 떠난 야구공은 방망이에 맞는 소리와 함께 잠실야구장 좌측 담장으로 향하기 시작하였고 그렇게 최초의 한국시리즈 7차전 끝내기 홈런이 탄생하였다.


간절히 타이거즈의 우승을 원하던 팬들에게 엄청나게 V10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 타이거즈 홈런왕 나지완. 그렇게 나의 기억 속에는 타이거즈의 홈런왕 나지완 이름이 각인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다가온 은퇴의 시간.



유종의 美


나지완 선수의 은퇴식이 열린 날은 내가 응원하는 팀이자 나지완의 소속팀인 기아 타이거즈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였다. 2022년 시즌 목표였던 가을야구 포스트시즌에 진출이 달려있던 경기였다.


그동안 나지완 선수가 타이거즈에 헌신한 노력과 현재 타이거즈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쳤던 선수지만 항상 모든 팀 스포츠에 당연시되는 말이 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


비록 오늘은 나지완 선수의 은퇴식이지만, 팀 성적이 우선시되어야기 때문에 이날 야구장에 찾아온 관중들 그리고 티비로 시청하는 타이거즈 팬들은 기아 타이거즈가 큰 점수차로 이기고 있어 가을야구를 확정 짓고 나지완 선수가 경기 후반에 타석에 들어섰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야구장에 찾아왔을 거라 생각한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렇기에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찾아온 많은 팬들은 어느 때보다 더 목소리 높여 열정적으로 응원하였다.


그리고 큰 점수차로 앞서 나가기 시작하는 기아 타이거즈는 8회 말 나지완 선수를 타석에 세운다. 은퇴 전 마지막 타석이다. 15년 동안 입고 오직 타이거즈 한 팀에서만 뛰었던 타이거즈 홈런왕 나지완 선수는 이 타석을 마지막으로 떠나간다.


나지완 선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 나를 포함하여 관중석에서 엄청난 함성소리와 함께 타석에 등장하였다. 관중들은 환호성과 함께 마지막으로 나지완 선수 응원가를 힘차게 부르기 시작하였다.


이 마지막 응원가는 어느 때보다 더 크게 불렀으며,

아마 그동안 타이거즈를 위해 뛰어준 감사의 의미를 담아 모두들 더 크게 부르지 않았을까 싶다.


그렇게 기아 타이거즈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서 가을야구 확정과 동시에 나지완 선수 마지막 타석까지 그리고 타이거즈 최다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나지완 선수 은퇴식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이 날따라 유난히 크게 들렸던 남행열차



우리가 이겼다!
4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은퇴식
그동안의 노력에 대한 감사의 마음


우리가 흔히 스포츠 경기를 볼 때 선수가 실수를 하거나 잘 못하면 "그것도 못 하냐" 라며 안 좋은 소리를 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프로 스포츠에서 1군 무대에 있으면서 은퇴식까지 하는 선수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한국에서 프로 스포츠 선수를 하면서 우승을 2번이나 하고 구단의 역사적 기록에 한 줄을 작성하고 마지막 은퇴식까지 받으며 유니폼을 벗는 프로 스포츠 선수는 몇 명 없을 거라 생각한다.


스타플레이어 선수가 아니면 1군에서 빛도 못 보고 사라지는 선수들도 있고 아니면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 혹은 2군에서 지금 이 시간에도 피땀 흘리며 다음 시즌에는 1 군무대에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는 선수들도 있으며 매년 연봉협상 기간이 찾아오면 가슴을 졸이는 선수들도 있다.


프로에 지명을 받아 2번의 우승 그리고 구단 최다 홈런의 기록을 세우기까지 아마 우리가 눈에 보이지 않았던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았을까? 화려해 보이고 영광스러운 자리와 기록 뒤에는 남들이 모르는 알아주지 않았던 인내의 시간과 피땀 흘리며 연습한 노력의 보상이라 생각한다.


이제 이 시점으로 기아 타이거즈 홈런타자 나지완 선수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나지완 선수에 대한 나의 추억 또한 사진과 함께 추억으로 자리잡는다.


언젠가 나도 시간이 지나 아이를 낳으면 사진을 보며 이런 이야기를 할 듯 싶다.


"예전에 기아 타이거즈 홈런타자 나지완 선수라고 있었어.. 그 선수는 타이거즈만 바라보며 뛰어왔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홈런으로 팬들에게 대답해줬었어.. 혹여나 그 선수가 선발출전이 아니더라도 중요한 순간에 대타로 대기하며 몸을 풀면 홈런을 하나 쳐줄듯한 느낌이 들었지.."


그만큼 팀을 위해 헌신하고 항상 타이거즈만 생각해왔으며 실제로 다른 팀이 아닌 타이거즈만 바라 왔던 타이거즈 바보이기도 했던 선수. 타이거즈 팬들에게 때로는 안 좋은 소리를 많이 듣기도 했지만, 중요한 순간 홈런을 쳐주면서 우승을 시켜줬던 타이거즈 홈런왕 나지완. 15년 동안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타이거즈를 위해 뛰어줘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야구장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줘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억에 남는 2009년 홈런 그리고 2017년 한국시리즈 홈런 그리고 2017년 한국시리즈 2차전 안타


등번호 29번 기아 타이거즈 홈런타자 나지완. 221개의 홈런을 쳤고 타이거즈 최다 홈런 기록을 가지고 있는 나지완 선수.


나지완 선수 응원가를 마지막으로 불러본다.



기아의 홈런타자
타이거즈 홈런타자 나지완
힘차게 시원하게
기아의 나지완 화이팅







은퇴..

우리의 인생도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우리 모두는 유통기한이 정해져 있으며 언젠가는 우리도 끝을 맞이해야 한다. 단지 언제 은퇴를 하고 인생의 제2페이지로 넘어가는 시점은 직업과 사람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시점을 집어서 말하기가 어렵다.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주고 좋은 기억을 안겨주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떠나가는 직업도 있는 반면에 조용히 은퇴하는 사람들도 많으며 어떠한 길을 걸어왔는지는 자기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왔으면 그걸로 박수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은퇴'라는 단어가 그동안 마지막이고 슬프며 부정적이게 다가왔지만 은퇴식을 다녀오고 생각이 바뀌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하고 나서 새로운 길을 나서기 전까지 허무함과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제대로 된 길을 잡지 못하고 방황을 많이 한다고 한다. 그만큼 오랜 시간 모든 걸 쏟아 한 길만을 걸어왔는데 하루아침에 이제 그 일을 못하게 되었으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주변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면서 그동안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새로운 길을 위해 걸어 나가기 위한 준비운동의 시간이 아닐까 싶다.



응원합니다 제2의 인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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