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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부스 Aug 23. 2022

화려한 야경 그리고 어른이라는 갑옷


노을이 지기 시작하고 하늘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높이 솟아올라있는 고층 건물

길을 따라 설치되어있는 가로등에는

하나 둘 불빛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화려한 불빛들이 어두운 밤 하늘을 채워준다.

우리는 이런 야경을 보러 찾아다니기도 하고

때로는 고층건물에 환하게 빛나는 불빛들을 보기 위해

일부러 옥상을 올라가 괜히 한번 야경을 보기도 하고

퇴근길 괜히 한번 고개를 들어 밤 하늘을 쳐다보기도 한다.

우리는 이런 야경을 보며 위로를 받지만

정작 도심의 어두컴컴하고 삭막한 분위기를 가리고자 애써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만약에 그렇다면

우리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도 마찬가지 아닐까?

어두웠던 하늘이 밝아지기 시작하고

도심을 환하게 비춰주던 화려한 불빛들은 하나 둘 다시 자취를 감춘다.

해가 뜨기 시작하고

새들과 오토바이, 자동차 소리는

우리에게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신호를 알려준다.


이러한 반복 과정은 매일 24시간 반복되고

우리는 이와 똑같이 어른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우리는 애써 삭막한 도심을 감추려는 불빛처럼

때로는

애써 어른인척 하는게 아닐까?

어른이 되려면 아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어느 순간 정신 차려보니 사회에 나와있고

밤하늘 도심을 비추는 화려한 불빛이 켜지고 꺼지고... 해가 지고 뜨고 반복하면서

우리는 이미 어른이 되어버렸다.


20대 때는 꿈을 향해 달려갔지만

현실과 부딪쳐 하나 둘 포기하게 되고

애써 괜찮은 척 애써 덤덤한 척

마음속에 담아두고 모른척하고

미소를 지으며 너그러운 척

'시간이 지나면 괜찮겠지 괜찮겠지' 주문을 외워보지만...

정작 우리의 마음은 아직 소년 소녀와 다를 게 없는데..

'어른'이라는 무게감과 갑옷 때문에 내색하나 하지 못하고 또 그렇게 하루를 보낸다.

집에 돌아와 어두운 밤 수많은 고민과 걱정거리에 잠에 쉽게 들지도 못하고

핸드폰 시계를 보면서

자야지 자야지 또 주문을 외우며 애써 잠들지만

곧 다시

새소리와 함께 해가 뜨기 시작하고

우리는 어른이라는 이름에 천근만근 무게의 갑옷을 입고 매일 아침 출근한다.


그렇게 우리는 굳은살이라는 내성이 생기며 성장하겠지…





어른이라는 책임감에 애써 하루하루 버티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나이라는 무게감

어른이라는 이름에

아직 마음은 소년과 소녀인데

애써 감추기 위해

삭막한 도심을 감추고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야경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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