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poonface
Mar 07. 2021
밤이나 낮이나
우리들의 노래 in Nepal / 2017.09~
어둑어둑 어둠이 깔리면, 흩어졌던 우리는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빈 방에 모였다. 뜨거웠던 태양의 열기도 드넓은 평야 너머로 사라지고 듬성듬성 떨어져 있는 집들 사이 작은 등불만이 고요한 그곳에서 우리는 노래를 시작했다.
Everyday day and night
우리는 일곱이었다. 서로가 자라온 환경, 성별, 나이, 직업도 모든 것이 다 달랐던 우리들이었다. 각자 다른 삶의 타이밍 속에서 하나의 삶의 방향을 택했고, 우리라는 모습으로 미지의 땅을 함께 밞았다. 우리는 너와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언어와 사람, 환경마저도 낯선 땅에서 하나의 일상을 일궈내야 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듯, 괜찮을 거라 여겼던 막연했던 생각과 다르게 하루하루는 매 순간 맞닥뜨리고 찾아가야 했던 우리와 자신들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다. 때론 이성과 감정으로, 나와 너라는 모습으로, 그리고 우리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몰랐던 나 자신조차 낯선 스스로의 민낯을 봐야 했던 숨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자신만이 아는 비밀스러운 내면의 숙제들은 낯선 땅과의 혼란스러운 조우 속에 홀로 고군분투하려니 그 또한 쉽지 않았으리라.
In pain in sorrow even when I stumble down
매일 밤 우리는 자신과의 보이지 않는 싸움으로 온통 쥐어터진 마음을 들고 그 자리에 나타났다. 어디로도 도망갈 데 없는 그곳에서 우리는 각자 자신의 민낯을 바라보며 그곳에 머물러야 했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어찌할 수 없는 속상함 속에서도, 그리고 나보다 너와 우리를 사랑하지 못했던 자신을 인정해야 하는 그 순간에도 우리는 그곳을 지켜야 했다.
I will wait on You alone
As I gaze upon You
때론 패배자처럼 낙심했던 마음도 있었지만 우리는 매일 하루를 노래했고, 또다시 돌아올 내일의 소망을 기다리며 그 밤을 함께 보냈다.
Everyday day and night